울산지역 일부 중학교가 스포츠 강사 구인난을 학교 간 인력 풀(pool·공동활용)로 타개하고 있다.

올해부터 정부가 학교 스포츠 교육을 확대·강화하면서 전국 대다수 학교가 스포츠 강사 구인난을 겪고 있어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시 남구 서여중, 무거중, 옥현중 등 3개 중학교는 학교 교과과정을 서로 공개, 올해부터 확대 시행한 '학교스포츠 클럽 활동' 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했다.

서여중은 수요일 오후 3시간 동안 10개 강좌를 개설했고 무거중과 옥현중은 월, 화, 목, 금요일 격주에 각각 오전과 오후 2시간씩 10개 정도의 강좌를 열었다.

이들 학교는 시간표를 서로 다르게 짜서 피구, 탁구, 검도 등 3개 강좌의 스포츠 강사를 공동으로 활용하고 있다.

서여중 류해영 교사는 19일 "강사 수급이 쉽지 않아 학급 수가 비슷한 규모의 학교끼리 교육과정을 오픈해 학교스포츠 클럽 활동 시간을 서로 맞췄다"고 설명했다.

남구 문수중과 신정중도 스포츠 강사 인력 풀을 짰다.

두 학교는 남녀 각각 6개 강좌를 개설했다.

중등교사 자격증을 가진 체육 강사 6명이 서로 다른 요일에 두 학교에 번갈아 가며 수업하고 있다.

문수중은 월, 화, 수 오전에 신정중은 수, 목, 금 오후에 수업하는 방식이다.

문수중 서성화 교장은 "강사 수당이 1시간에 3만원"이라며 "학교끼리 인력을 공동으로 활용하면 강사 수입이 늘어나고 다양한 강좌를 개설할 수 있으며 수준 높은 강사를 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울산지역 일부 학교는 스포츠 강사를 구하지 못한 곳도 있어 스포츠 강사 인력 풀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포츠 강사가 구인난을 겪는 것은 정부가 올해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스포츠 강사 배치를 확대하고, 모든 초·중·고교에 토요일마다 스포츠 강사를 배치하는 '토요 스포츠데이'를 운영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울산은 초등학교 학기중에 체육수업을 보조하거나 스포츠클럽을 상시 지도할 스포츠 강사가 올해 102명으로 지난해 38명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

중학교도 61개 모든 학교에 스포츠 강사 배치를 의무화하면서 스포츠 강사가 지난해 필요 인력보다 3배 정도 늘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런 사정을 알고 강사 자격기준을 종전 학교운동부 지도자, 정교사 자격증 소지자 등에서 4년제 대학 3학년 이상 체육관련 학과 재학생으로 대폭 완화했다.

그러나 울산은 체육학과가 있는 대학이 울산대 1곳뿐이어서 강사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
이 때문에 울산의 농촌지역에 있는 초등학교 2곳은 끝내 스포츠 강사를 구하지 못해 일선 교사가 체육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특히 토요일에만 운영되는 '토요 스포츠데이'는 예산 부족에다 강사 구인난으로 대다수 일선 학교에서 체육교사가 토요일 4시간씩 지도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lee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