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알아서 척척 넣고…물 안쓰고 '에어 드라이'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은 21일 발표회장에서 한 가지 고백을 했다. 삼성 생활가전 사업을 총괄하는 자신조차 “세탁기를 쓸 때마다 애를 먹는다”고 털어놨다. “세제는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도통 알 수 없는 여러 개의 버튼 중 뭘 눌러야 하는지 고민하다 빨래를 포기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빨래할 때마다 느끼는 주부들의 이런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만든 게 ‘척척’ 세탁기다. 세제도 알아서 척척, 건조도 물 없이 척척, 작동도 집밖에서 척척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본명은 삼성 세탁기의 대표 이름인 버블샷과 세탁(wash), 프리미엄급(9000) 등의 뜻이 담긴 ‘삼성 버블샷3 W9000’(사진)이다.

세탁기에 섬유유연제와 액상세제를 일정량 넣어두면 빨랫감 무게에 맞게 자동으로 세제와 유연제를 넣어준다. 버튼을 이것저것 누르지 않고 8인치 LCD 화면에 있는 ‘풀코스’ 버튼을 누르면 건조까지 알아서 해준다. 스마트폰으로 집밖에서 작동시킬 수도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윤 사장이 치켜세운 기능은 ‘워터 제로’. 기존 드럼세탁기는 탈수 이후 건조 기능을 쓰면 빨래의 물기가 뜨거운 공기로 바뀌어 세탁조 안에 가득차는데, 이 열기를 물로 응결시켜 밖으로 빼내기 위해 세탁조 주변에 찬물을 돌게 한다. 이 세탁기는 물 대신 외부의 찬공기를 유입시켜 뜨거운 공기를 응결시킨 뒤 외부로 빼낸다. 공기를 쓴다고 해서 ‘에어 드라이’라고 명명했다. 매번 52ℓ의 물을 아낄 수 있다. 8종류로 나온 이 제품 가격은 180만~235만원으로 정했다.

윤 사장은 “삼성 가전은 멀리서 봐도 삼성 제품임을 알 수 있도록 고급스러운 색깔과 소재를 쓰고 끝마무리를 정교하게 했다”며 “시간이 갈수록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하는 ‘타임리스’ 디자인 개념”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