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는 관련 정보 검토"

미국은 북한이 연내 1∼2차례 더 핵실험을 실시할 것이라는 계획을 중국에 통보했다는 보도에 대해 15일(현지시간) "북한은 추가 도발 행위를 삼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수행해 시카고로 가는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 소식통을 인용한 그 기사를 봤다.

자세한 사항은 모른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어쨌거나 미국은 북한에 치명적인 결과를 자초할 것임을 경고해왔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 번 할 때마다 점점 더 고립되고 북한 주민에게도 끔찍한 영향을 준다.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그게 북한에 국제 의무를 지키고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국제 공동체의 책임 있는 구성원이 돼 협력하라고 권고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보도 내용을 봤다.

이번 기회에 미국은 다시 한 번 북한에 국제 의무를 위반하는 추가 도발 행위를 삼갈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 1874호, 2087호가 북한이 어떤 핵실험도 더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결의 2087호에는 핵실험 시 강력한 조처를 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뉼런드 대변인은 "북한은 이런 지속적인 도발 행위로 자기 주민의 건강과 재산, 안전한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자 한다.

고립만 가져올 뿐"이라고 말했다.

북한을 테러지원국(State Sponsor of Terrorism)으로 재지정하는 문제에는 원론적 답변을 계속했다.

그는 "리스트에서 삭제된 과거 테러 활동국에 대해서는 그런 활동이 재개됐는지 정보 당국이 정기적으로 관찰하고 감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법에 따라 한 국가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려면 해당 정부가 반복적으로 국제 테러리즘을 지원하고 있다는 결론을 국무부가 내려야 하고 신중한 검토를 거치고 나서 지정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 사건을 계기로 미국 국무부의 테러지원국 리스트에 올랐다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8년 10월 핵 검증 합의에 따라 테러지원국에서 삭제됐으며 지난해까지 4년째 명단에서 제외됐다.

국무부는 지난해 8월 쿠바, 이란, 수단, 시리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으며 북한은 무기수출통제법에 따른 '테러 대응 비협력국'으로 묶어놨다.

뉼런드 대변인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달 말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요구할 것이라는 보도나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하원의원이 이와 관련한 법안을 발의했다는 사실 등과 관련한 질문에도 같은 답변을 되풀이했다.

그는 "미국은 지속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대한 정보를 검토하고 있으며 그 절차는 중단된 적이 없다"며 "북한을 다시 그 범주에 넣을지 사실 관계를 살피고 있다.

그런 입장에는 아직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제재와 관련해 미국도 자체 제재를 검토하고 있지만 중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의 제재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일방적이고 자체적인 제재를 지속적으로 검토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미국은 항상 여러 제재 방안을 평가하고 있고 북한 경제에 대한 지금까지의 미국의 제재는 효과적"이라며 "제재가 국제적일 때, 특히 큰 이웃(중국 등)이 제재에 동참해야 제재 효과가 더 크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뉴욕 채널'을 통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느냐는 물음에는 "정규적인 채널로 접촉하고 있으며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는 밝힐 것이 없다"고 비켜나갔다.

뉼런드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미국 정부 대표로 방한하며 당국자 회담이 열린다면 북한 핵실험과 관련한 주제가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