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망 좁혀지자 집에서 짐 싸 도주하려다 덜미

전북 전주시내 백화점을 폭파시키겠다고 협박한 용의자가 범행 7일째인 13일 경찰에게 붙잡혔다.

전주 완산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0시께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에서 협박 용의자 백모(45)씨를 검거했다.

백씨는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지자 도주하기 위해 짐을 싸 자신의 집에서 나오던 중이었다.

경찰은 지난 7일 범행 현장을 배회하던 산타페 승용차의 소유주를 추적해 용의자를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차량이 용의자가 모닝 승용차를 폭파시킨 효자공원묘지와 협박 전화를 건 덕진동의 한 공중전화 박스 주변에서 잇따라 발견됨에 따라 추적에 나서게 됐다.

경찰은 이 차량이 용의자 백씨의 집 앞에 주차된 것을 확인하고 잠복근무를 해 백씨를 검거했다.

백씨는 당시 도주하려고 짐을 싸 차량에 옮겨싣던 중이었으며 차량 소유주는 백씨의 매형인 이모(52)씨로 확인됐다.

경찰은 매형 이씨의 범행 연루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또 폐쇄회로(CC) TV를 분석한 결과 용의자 백씨가 훔친 모닝승용차로 이동하면서 또 다른 1명의 일행과 동행한 사실을 확인하고 그가 공범인지도 캐고 있다.

백씨는 강도와 특수절도 등 전과 19범이며 실제 자살사이트 운영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백씨는 범행 일부를 시인한 뒤 현재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백씨가 범행 사실은 부분적으로 인정했으나 동기 등에 대해서는 '변호사를 선임하기 전에는 이야기할 수 없다'며 입을 다물고 있다"고 전했다.

백씨는 경찰이 사건 초기에 공개수배했던 인물과는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사건 직후 모닝승용차 폭파 현장에서 찍힌 40~50대에 검은색 등산복과 갈색 계열 가방을 멘 인물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공개 수배했다.

한편, 백씨는 범행 후 매형 명의의 스마트폰으로 '롯데 협박범', '축제라이브'(모닝 승용차를 훔친 술집) 등을 수차례 검색했으며, 자신의 컴퓨터로 '무선송수신기'(차량 폭파에 사용 추정), '중국밀항', '백만원 무게?' 등의 단어도 검색했다.

협박범은 지난 7일 오후 "롯데백화점 전주점을 폭파시키겠다"며 5만원권 10㎏(4억5천만원 상당)을 요구했다.

그는 단순한 협박이 아님을 알리려고 백화점에서 3㎞ 정도 떨어진 효자공원묘지 주차장에 주차된 모닝 승용차를 폭파시키고 방송기자를 불러 이를 촬영케 하는 대범함을 보였다.

불에 탄 차량은 4일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doin1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