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월째 내전이 지속하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러시아가 제공한 군함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사우디아라비아 일간 알 와탄이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사드와 그의 가족, 측근은 지중해에 정박한 러시아 군함 위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공식 회의와 모임이 있을 때는 헬기를 타고 시리아로 이동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헬기가 비공개 장소에 도착하면 아사드는 삼엄한 경비를 받으며 목적지로 향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러시아인들이 직접 경호하는 이 군함은 아사드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묘사했다.

아사드가 러시아 군함에서 생활하는 게 사실이라면 이는 러시아가 제공한 정치적 망명을 아사드가 사실상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이와 관련해 어떠한 공식 논평을 내 놓지 않았다.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아사드 대통령을 권좌에서 축출하는 것은 시리아 사태에 관한 국제사회의 합의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실행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이 거론한 이 합의는 시리아의 모든 권한을 과도정부에 이양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아사드의 거취에 관해선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또 아사드 대통령이 지난 6일 시리아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내놓은 방안이 실효성 없으며 반군을 달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국민 스스로만이 선거나 협상타결 방식으로 아사드를 내쫓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서방과 아랍국가, 시리아 반군은 아사드가 퇴진해야만 권력이양안이 작동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