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다가 무려 217일만에 풀려난 삼호드림호 선장이 소속 회사가 파산하는 바람에 거액의 병원비를 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부산지법 민사1단독 문춘언 판사는 모 의료재단이 삼호드림호 선장 김성규(60)씨를 상대로 낸 치료비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삼호해운㈜과 연대해 원고에게 6천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김씨는 2010년 4월4일 이라크에서 삼호드림호를 타고 미국 루이지애나로 항해하던 중 인도양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다가 217일 만인 같은 해 11월6일 풀려났다.

이후 귀국한 김씨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해' 판정을 받고 2010년 12월30일부터 지난해 1월6일까지 원고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입원 또는 통원 치료를 받아 그 비용이 6천여만원에 달했다.

이에 대해 삼호드림호 선사인 삼호해운은 김씨가 입원하기 전에 해당 병원에 치료비 지급과 관련한 연대보증을 했지만 잇따른 선박 납치사건에 따른 재정난으로 치료비를 못 내다가 지난해 7월 파산했다.

그러자 원고는 김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문 판사는 "피고가 원고와 직접 진료계약을 체결했고 삼호해운은 연대보증을 했을 뿐이기 때문에 피고에게 치료비 지급의무가 없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