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최근 홍대앞 클럽에서 유명세를 탄 인디밴드의 보컬을 대마 유통혐의로 기소한 데 이어 강남 성형외과를 대상으로 일명 우유주사의 오남용 실태 조사에 들어가 연예계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부 언론은 검찰이 9일 강남 일대의 성형외과 7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최근 2~3년간 프로포폴 투약자 명단과 약품관리대장을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 대상인 성형외과들 중 5곳이 청담동에, 나머지 두 곳은 신사동과 논현동에 있어 수사가 강남구 소재 성형외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프로포폴은 환각을 일으키는 효과가 있어 일부 성형외과 등에서 피로회복제라는 명목으로 주사를 놓는 경우가 있어 오남용이 문제시됐다.

이에 식약청은 2010년 8월 프로포폴을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으로 지정해 2011년부터 별도의 보관공간과 관리대장 기재를 의무화했다.

특히 강남구 소재 성형외과들은 주 고객층이 연예계 종사자들이어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프로포폴 오남용 수사의 칼끝이 연예계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와관련, 성형외과개원의협의회는 “의료기관 실명은 알려줄 수 없다. 다만 압수수색을 당한 일부 의료기관은 성형외과가 아닐 뿐만 아니라 성형외과라고 해도 규모가 매우 영세한 곳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남 성형외과의 한 관계자는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하는 사람들이 마약성 환각제로 투약을 하고 있는 정황이 있다. 하지만 정상적인 의료기관이라면 불법이고 위험하기 때문에 이를 피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관심의 초점은 검찰의 강남 성형외과 수사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데 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이미 강남 소재 피부성형외과 의사 등을 프로포폴 불법 유통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우유주사 단속 강남 집중에 연예인 수사 관측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지난해 10월 강남소재 피부성형외과의 부원장 겸 상담실장과 전직 간호조무사, 제약회사 직원과 투약자를 기소한 바 있다.

제약회사 직원은 프로포폴을 불법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았으며, 성형외과 부원장 등은 논현동 오피스텔 등지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프로포폴을 판매 및 투약하면서 받은 대가는 1억원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병원 피부관리실에서 수액이나 비타민영양제와 함께 프로포폴을 놓기도 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밝혀졌다.

당시 검찰조사에서 투약자들은 유흥업소 종사자이거나 무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프로포폴 불법투약이 강남 성형외과를 중심으르 이뤄지면서 검찰수사가 연예계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남 성형외과의 주 고객층이 유흥업소 종사자와 연예인이기 때문이다.

프로포폴을 투약한 자체로 처벌받은 유명인은 방송인 에이미(30·본명 이윤지)가 최초다.

이씨는 지난해 4월 강남의 한 네일숍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로 체포됐으며, 11월 법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일부 연예인이 프로포폴을 상습투약한다는 제보가 들어와 검찰이 수사를 진행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검찰 측은 연예인이 연루된 구체적인 진술이나 단서를 포착하지는 못했지만, 제보내용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프로포폴 불법유통과 투약에 대한 수사가 의료계에서 그치지 않고 연예계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은 아직 예상 수준이다.

하지만 검찰은 프로포폴 외에 대마의 불법유통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연예인을 적발하기도 해 전반적인 수사가 진행중이라는 정황을 드러내기도 했다.

홍대 클럽 인디밴드 보컬 대마껍질 팔다 적발

최근 수원지방검찰청은 대마의 유통과 흡연 사건으로 15명을 적발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수원지검이 구속기소한 대마 유통업자는 KBS 밴드 경연프로그램인 ‘탑밴드’에 출연한 바 있는 한 인디밴드의 보컬이다.

피의자는 대마 껍질 103.8g, 1038만원 상당을 약초판매업자로부터 구매해 클럽에서 만난 지인들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마껍질은 대마잎과 마찬가지로 환각성 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또 상습 흡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42세 남성은 인디밴드 작곡가 출신이다.

이들 외에 드러머 2명, 기타리스트 2명, 작곡가 1명 등도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함께 적발된 미국인 1명은 불구속기소됐고 나머지 외국인 3명은 수사 중 출국해 기소중지됐다.

수원지검은 수사결과 발표자료에서 “홍대 인디밴드 클럽과 관련된 젊은이들(대부분 20-30대 초반)및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대마 유통 경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프로포폴에 대한 강남 성형외과 집중단속과 홍대 클럽 대마 적발은 직접 연관이 있는 사건은 아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연예인들이 연루될 수 있는 마약류 단속이 이어지면서 연예계로 검찰의 칼끝이 향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