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역세권개발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PFV(이하 드림허브)가 사업 정상화를 위해 25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용산개발사업의 자산관리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주)은 12일까지 2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위한 청약접수를 받은 결과 모든 출자사들이 신청하지 않았다고 이날 발표했다.

용산역세권개발 관계자는 “코레일, 롯데관광개발, 삼성물산 등 기존 주주들이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아 발행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AMC는 향후 이사회를 소집해 자금조달 방식을 다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현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드림허브 이사회는 지난달 8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배정 방식의 CB발행을 결의했었다. 금리 5%, 만기보장수익률 3개월 복리 연 5% 등의 조건으로 이날까지 청약 신청한 뒤 청약증거금을 납부하고, 13일까지 사채원금을 납입하기로 했다. 출자사별 할당된 최대 CB 청약금액은 드림허브 보유지분에 따른 것으로 코레일 625억원(25%), 롯데관광개발 377억5000만원(15.1%), KB자산운용 250억원(10%), 푸르덴셜 192억5000만원(7.7%), 삼성물산 160억원(6.4%) 등이다.

이날 롯데관광개발은 100억원가량의 자금을 준비했으나 다른 출자사들이 청약에 나서지 않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 관계자도 “대다수의 출자사들이 망설이는 상황에서 코레일만 리스크를 질 수 없어 부득이 CB발행에 불참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드림허브가 CB발행에 실패함에 따라 채무불이행에 따른 파산이 초읽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드림허브는 당장 이달 17일 종합부동산세 59억원과 만기 도래하는 자산담보부증권(ABS) 이자 121억원 등 이달에만 총 180억원이 필요하다. 내년 1월과 2월에도 각각 ABS 47억원과 종부세 59억원 등이 돌아온다. 이외에도 국내외 설계사들에 지급해야 하는 설계용역비 646억원과 삼성물산에 줘야 할 토지정화사업비 연체금 271억원 등 1156억원의 자금이 밀려 있다.

AMC 관계자는 “현재 200억원가량의 자금이 남아 있어 이달 당장 파산하지는 않겠지만, 해법이 빨리 마련되지 않으면 사업이 공중분해될 수밖에 없다”며 “출자사 및 외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제3자 배정 방식의 CB발행 등의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