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안철수 전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서울 용산 자택(용산파크타워) 앞에 나타난 시간은 5일 오전 10시20분께.

영하의 추위 속에서 차량에서 내린 문 후보는 2명의 비서진과 1층 안내센터로 들어갔다. 비서 중 한 명이 전화를 꺼내 “후보님이 지금 집앞에 와 있습니다. 만나뵐 수 있을지요”라고 의사를 타진했다. 안 전 원장이 아닌 다른 사람이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안 전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추후 브리핑에서 “안 전 원장은 집에 안 계셨다”고 말했다.

안 전 원장이 집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문 후보는 그 자리에서 미동도 않은 채 서 있었다. 몇 분이 흐른 뒤 문 후보는 “돌아갑시다”며 발길을 돌렸다. 이때 한 젊은 여성이 문 후보를 보고 반겼지만 자신의 차량으로 걸어가는 그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문 후보는 국회의원회관으로 향했다.

문 후보의 행보를 두고 2002년 대선 때 선거 전날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의 단일화 파기 선언 직후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정 후보의 집을 찾았다가 문전박대 당한 상황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