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는 MB 당선 때 홍보효과 톡톡

12월부터 올해 대입 정시모집이 본격 시작되는 가운데 대선 후보의 모교 서강대와 경희대가 주목받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서강대 전자공학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경희대 법학과 출신이다. 20일 뒤의 대선이 끝나면 어느 쪽이 당선되든 서강대나 경희대는 첫 모교 출신 대통령을 배출하게 된다.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양자 구도는 대입에서도 의외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수험생이 합격 가능한 비슷한 점수대라면 대통령 출신교를 택하는 케이스가 생각보다 많다. 학교 지원이 끝난 뒤 '추가 합격' 을 통해 타 대학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효과도 크다.

'대통령을 배출한 대학'이란 점이 학부모 세대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다 대외 이미지 업그레이드로 자연스런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려대는 2007년 12월 이명박 대통령 당선 후 경영대학 입시에서 'MB 효과' 를 톡톡히 봤다. 고려대 경영대 출신인 이 대통령이 장하성 당시 경영대학장과 함께 합격생들에게 직접 축하 전화를 걸었다. '가'군 고려대와 '나'군 서울대 등에 동시합격한 학생이 다른 대학으로 빠져나가는 사례가 잦았지만 이 대통령의 전화에 고려대를 택한 수험생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서강대는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경영학부와 최근 신설된 융합전공 아트&테크놀로지전공에, 경희대는 국내 최고 수준인 한의예과 등에 수험생들이 몰린다.

교육·입시 전문기업 진학사가 예상한 수능 지원가능점수(표준점수 기준)는 서강대 아트&테크놀로지전공 545점, 경영학부 543점이다. 경희대 한의예과(인문)는 548점. 이투스청솔이 발표한 예상 합격선은 서강대 경영학부 536점, 경희대 한의예과(인문·자연)는 532점이었다.

대입 관계자는 "대선 후보 출신 대학과 입시를 직접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 면서도 "(서강대나 경희대가) 합격 수험생의 이탈 방지 차원이나 비슷한 수준의 대학을 놓고 고민할 때 유리한 면이 있어 대입에도 알게 모르게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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