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수업을 듣고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사이버대(원격대)가 12월1일부터 일제히 신·편입생 모집에 들어간다. 2001년 처음 출범한 사이버대는 내년이면 출범 13주년을 맞는다. 시간과 공간 제약이 없는 데다 등록금이 기존 오프라인 대학보다 훨씬 싸다는 장점 덕에 해마다 학생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실용적인 교육 과정과 눈길을 끄는 이색 학과도 많아 직장인들의 학위 취득 및 재교육 수단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인가한 사이버대는 21곳이다. 이 중 고등교육법상 사이버대가 19개교, 나머지 2곳은 평생교육법상 원격대학 형태의 평생교육시설이다. 사이버대는 대학원을 설치할 수 있고 해외 대학과 교육과정을 공동으로 운영할 수 있지만 평생교육시설은 그렇지 못한 점이 다르다. 현재 7개 사이버대가 대학원 과정을 개설했다. 21개교 중 18곳은 학사학위 과정(4년제)을, 3곳은 전문학사학위 과정(2년제)을 운영하고 있다.

○학위 소지자 지원 증가

교과부에 따르면 올해 21개 사이버대에 입학한 학생은 모두 2만5448명으로, 이 가운데 70%가량이 직장인이다. 직장생활을 병행하면서 실무에 필요한 직업 능력을 개발하는 교육기관으로 사이버대가 각광받고 있다는 얘기다.

입학생 기준 연령별로는 20대가 33.2%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31.1%로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20대는 2011년 37.4%에서 4%포인트가량 내려갔고 30대도 2%포인트 정도 내려간 대신 40대는 20.1%에서 22.6%로, 50대는 5.5%에서 7.5%로 올라갔다.

학력별로는 고졸자(검정고시 포함)가 54.3%로 가장 많다. 이어 전문대졸(32.7%), 대졸(11.2%), 대학원졸 이상(1.7%) 등이다. 2002년 87%를 넘었던 고졸자 비율은 꾸준히 낮아지는 대신 각급 학위 소지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다 학위를 따기 위해 사이버대에 진학하는 학생이 여전히 많지만 제2의 인생을 준비하기 위해 사이버대에서 새로운 전공을 선택하는 이들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공계 특성화 학과 신설

사이버대는 경영 부동산 사회복지 등 인문·사회 계열과 컴퓨터공학 디지털디자인 등 정보기술(IT) 계열, 미술경영 무용 등 문화예술 계열 등 오프라인 대학이 가진 학과들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회복지학과 및 교육학과 등 국가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학과나 부동산학과, 외국어 관련 학과 등 실용 학과가 인기다.

최근엔 오프라인 대학에 없는 이색 실용 학과를 개설하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다. 비정부기구(NGO)학과(경희사이버대), 한방건강학과(원광디지털대), 군경상담학과(서울사이버대), 시니어비즈니스학과(한양사이버대)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는 특히 특성화고를 졸업한 직장인의 선(先)취업·후(後)진학을 위해 이공계 특성화 학과가 처음으로 신설됐다. 고려사이버대 전기전자공학과, 서울사이버대 뉴미디어콘텐츠공학과, 대구사이버대 전자정보통신공학과, 영진사이버대(전문학사) 정보통신전공 등이다. 직장을 다니며 실무 역량을 쌓은 인재들에게 이론적 배경을 제공하는 과정이다.

○4년제대 3분의 1 수준 등록금

사이버대의 등록금은 오프라인 대학과 달리 학생이 수강하는 학점 수에 따라 달라진다. 보통 1학점당 7만원 선으로 18학점 기준 평균은 학기당 158만원이다. 20만~30만원가량의 입학금을 더해도 200만원을 넘지 않는다. 일반 4년제 사립대의 3분의 1 수준이다. 학교별로 직장인, 주부, 제휴업체 재직자, 직업군인, 기초수급 대상자 등 해당 요건을 충족하면 수업료를 감면해주는 다양한 장학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김영철 한국원격대학협의회 사무국장은 “원격대학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데다 실용적인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직장인의 학위 취득이나 재교육에 적합하다”며 “각 대학의 홈페이지 등을 통해 교수진, 재학생 규모, 샘플강의 등을 철저히 비교해 본다면 학교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1개 사이버대의 총 모집인원 규모는 학사 7만2220명(신입학 3만1030명, 2학년 편입학 4922명, 3학년 편입학 3만6268명)과 전문학사 5550명(신입학 4968명, 2학년 편입학 582명)이다. 원서는 각 대학 홈페이지에서 인터넷으로 접수하며 수능 성적에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다. 대학별로 지원서와 학업계획서, 적성검사 등으로 학생을 뽑는다. 정시 모집과 등록까지 마친 후에는 추가 모집을 통해 학생들을 선발한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