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의 회계부정을 파헤쳐 주가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유명한 공매도 전문 시장조사업체 머디워터스가 싱가포르 원자재회사 올람을 공격하는 보고서를 내놔 파문이 일고 있다. 올람은 머디워터스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등 법정 다툼으로 치닫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머디워터스는 올람이 기업 인수 과정에서 비현금성 수익을 조작해 회계장부에 반영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원자재 거래업체인 올람은 2009년부터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해 목장, 농장 등 35개 기업을 인수했다.

머디워터스의 주장에 따르면 올람은 기업을 인수하면서 부(負)의 영업권(negative goodwill)을 회계상 이익으로 반영했다. 부의 영업권이란 기업을 가치보다 싼값에 인수했을 때 인수기업이 차액을 회계상 이익으로 잡는 것이다. 예를 들어 B기업의 시가총액이 500억원인데 A기업이 B기업을 400억원에 인수했을 경우 A기업은 100억원을 부의 영업권 계정으로 회계장부에 적는다.

머디워터스는 올람이 인수한 기업들을 방문해보니 상당수는 폐업해 가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머디워터스는 올람을 회계부정으로 파산한 미국 에너지기업 엔론과 비교하며 “올람은 이미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탔고, 떨어질 일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싱가포르 증시에서 올람 주가는 약 6% 급락했다. 서니 버기스 올람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회계적으로 완벽하며 머디워터스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