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거듭했다. 양측 실무 협상팀은 21일 오전 9시부터 시내 모처에서 만나 5차 협상을 재개했지만 여론조사 설문 문항을 놓고 한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기싸움 끝에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결국 두 후보가 직접 만나 ‘단일화 룰’을 확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 설문 문항을 놓고 문 후보 측은 ‘야권 단일 후보 지지도’를 주장한 반면 안 후보 측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문·안 후보의 가상 대결 경쟁력’을 각각 묻는 방식을 고수했다.

문 후보 측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 측 방안에 대해 “A와 B라는 직접 비교 대상을 C라는 간접 비교 대상을 통해 측량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맞지 않다”며 “역선택을 방지할 방법이 없다는 게 치명적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공평동 캠프에서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정권교체를 위한 단 한 장의 필승카드, 미래를 위한 단 한 장의 필승카드를 뽑아야 한다”며 “그것이 국민이 야권 단일 후보를 선택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양측은 후보 등록일(25~26일) 이전 단일화 성사를 위해 이날 중 협상을 타결하자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을 경우 문 후보와 만나 두 사람이 푸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이날 KBS가 생중계한 맞짱토론에서 단일화 문제 등에 대해 격론을 벌였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