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전 6시 경기 수원에 있는 삼성전자 사업장으로 출근한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담당 사장(사진)은 오전 내내 임원회의, 중요 프로젝트점검회의, 디자인 결정회의 등 회의를 가졌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해외거래선과 미팅을 한 후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의 판매실적을 챙겼다. 서둘러 일을 마친 윤 사장은 오후 3시께 서울 안암동의 고려대 화정체육관으로 향했다. 삼성의 대학생 대상 토크콘서트 열정락서에서 강연을 하기 위해서다. 윤 사장은 오후 8시10분께 체육관을 떠날 때까지 5시간을 열정락서에 할애했다.

20일 서울 강연을 끝으로 막을 내린 열정락서의 성공 뒤에는 바쁜 시간을 쪼개 참여한 삼성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있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시즌1부터 시즌3에 이르는 총 36번의 강의에 18명의 부사장 이상 임원들이 참여해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과 최인아 제일기획 부사장은 매시즌 빠지지 않고 강연에 나섰다. GE 출신의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과 원기찬 삼성전자 인사팀장(부사장)도 각각 3번씩 열정락서 무대에서 학생들을 만났다. 신태균 삼성인력개발원장, 윤부근 사장, 고순동 SDS 사장, 윤종용 삼성전자 고문 등도 단골 강연자로 인기를 끌었다.

세계 1위 D램 사업을 이끌고 있는 전동수 삼성전자 사장,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에 인생을 바쳐 세계 시장 석권을 눈앞에 둔 최치준 삼성전기 사장 등 좀처럼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던 CEO도 대학생들에게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줬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이동휘 삼성BP화학 사장, 성인희 삼성정밀화학 사장, 김석 삼성증권 사장, 김낙회 제일기획 사장, 윤순봉 삼성병원 사장 등 의 인생 스토리를 듣기 위해 1년여 동안 총 13만여명이 몰렸다.

삼성 CEO들의 활약은 시즌4에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 관계자는 “시즌4에서는 인생에 대한 얘기를 하던 열정락서에서 직업의 세계 등으로 특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