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규주택 착공 건수가 4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무부는 20일(현지시간) 10월 주택 착공 실적이 89만4000채로 9월보다 3.6% 늘어났다고 밝혔다. 1년 전에 비해 41.9% 증가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7월 이후 51개월 만에 최고치다. 건축허가 건수는 86만6000채로 9월보다 2.7% 줄었다. 하지만 9월 증가율이 전월 대비 11.1%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시장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집계한 10월 기존주택 거래 실적도 전달보다 2.1% 증가했다. NAR 관계자는 “임대료가 올라가고 집값도 뛰면서 장기 세입자들이 서둘러 주택을 사들이고 있다”며 “임대와 매매 수요가 동시에 높아지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주택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은 소비심리가 호전되고 있는 데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9월부터 미국 중앙은행(Fed)이 매달 400억달러 규모의 주택담보부증권(MBS)을 매입하는 3차 양적완화가 주택 경기를 활성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벤 버냉키 Fed 의장은 이날 뉴욕 경제클럽에서 가진 연설에서 “올 들어 주택 가격·매매·착공 등 주택시장 관련 지표가 일제히 개선되고 있는 것은 주택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라며 “주택 관련 투자가 앞으로 몇 년 동안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원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정치권이 재정절벽을 해소할 수 있는 계획을 도출하면 내년은 미국 경제에 매우 좋은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