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사진)의 25주기 추모식이 19일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렸다. 지난해까지는 범(汎) 삼성가의 가족 행사로 치러졌지만 올해는 삼성 측에서 그룹별 행사로 형식을 바꿨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함께 오전 10시41분께 도착해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과 함께 선영을 참배했다. 사위인 임우재 삼성전기 부사장과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도 함께했다. 이건희 회장은 2007년과 2008년 건강상의 이유로 추모식에 불참했으나 2009년부터는 매년 참석하고 있다.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 부사장 이상 삼성 계열사 임원 80여명도 추모식에 참석했다. 이들은 도보출입구인 홍살문을 이용했다.

‘정문(한옥 출입문) 출입’ 문제를 놓고 삼성과 신경전을 벌였던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이날 오후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병철 창업주의 맏손자인 그가 추모식에 불참한 건 처음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정문 출입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허용되지 않아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는 장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재현 회장은 대신 이날 저녁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고 이병철 회장의 제사를 지냈다고 그룹 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선영에는 정문, 후문이 없다”며 “동선, 한옥사용 문제로 추모식에 참석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생트집”이라고 말했다.

용인=강영연/임현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