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이 적잖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지난해 장마철에 내린 엄청난 폭우에도 홍수피해는 크게 줄어들었고, 올해 온 104년 만의 가뭄에도 4대강 보에 가득찬 물이 주변 농사에 유용하게 사용됐다. 수질도 한결 좋아졌으며, 강변 친수공간을 즐긴 방문객도 벌써 120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지난달 금강과 낙동강에서 물고기 떼죽음 사고가 발생해 국민들을 걱정스럽게 하고 있다. 원인을 찾기 위해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립수산과학원 등이 조사했지만 아직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유독물 유입이나 어병(물고기 질병)도 없었고, 수질에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는 것이 지금까지 결론이다. 정부는 민관공동조사단을 구성해 다시 정밀조사를 한다고 하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선진국에서도 물고기 떼죽음 사고는 자주 발생하지만 원인을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30~40%에 달한다.

평생 물고기를 잡아 기업을 일궈온 기업가 입장에서 보면 4대강 사업은 내수면(강 호수 등과 같이 바다를 제외한 내륙 수면) 어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 사업으로 13억t에 달하는 물을 4대강에 채우면 엄청난 양의 물고기가 자라게 될 것이고, 이를 과학적으로 관리해 내수면 어업으로 연결하면 지역 주민의 일자리가 생기고 양질의 수산자원도 얻게 될 것이다. 하지만 4대강 사업에 처음부터 내수면 어업은 빠져 있었고, 추진 당국은 지금까지 낚시터 하나도 만들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일본 다음으로 많은 수산물을 소비한다. 국민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이 연간 55㎏으로 이는 쌀 소비량(72㎏)의 76%에 해당한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총량은 450만t으로 금액으로는 약 9조53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약 330만t은 국내에서 생산하지만 나머지는 외국에서 수입한 것이다. 수입을 위해 지불하는 돈이 연간 3조2000억원이 넘는다. 국내 생산량도 250만t은 양식이나 연근해 어업에서 거둔 것이지만 나머지는 오대양 망망대해로 나간 원양어선에서 잡은 것이다.

이제 바다어업은 한계에 달하고 있다. 공해상에서의 치열한 경쟁, 무분별한 남획,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등으로 수산물이 고갈돼 가고 있다. 또한 해안개발로 양식 공간도 줄어들고 태풍과 적조로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다른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4대강에 내수면 어업을 육성하면 바다어업의 한계도 극복하고 수산물 수입량도 줄일 수 있다. 특히 내수면 어업은 지역 주민의 생계 수단이 되고 농촌경제를 살리는 방안도 될 수 있다.

이웃나라 중국은 세계 1위의 수산물 생산국이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은 현재 세계 총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그 상당 부분은 내수면 어업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 1980년 27.6%에 불과하던 중국의 내수면 어업 비중이 2006년에는 44.5%(2400만t)로 크게 높아졌다. 특히 개혁·개방 이후 농어촌 경제발전과 지역주민의 수입증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 러시아, 동남아 국가 등에서도 경쟁적으로 내수면 어업에 많은 투자와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 4대강에는 물 반 고기 반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만큼 엄청난 양의 물고기가 자라고 있다. 최적의 생육조건이 주어지면 놀라운 번식력으로 늘어나는 것이 물고기다.

필자는 이번 떼죽음이 엄청난 양의 물고기가 무리지어 과밀 서식함에 따라 일시적으로 생육부적합 공간이 형성돼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근거 없이 물고기 떼죽음을 4대강 찬반논쟁에 끌어들이거나 원인을 밝히려고 애쓸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4대강의 물고기를 과학적으로 관리하고 내수면 어업으로 연결해 지역주민의 소득원이 되도록 연구해야 할 것이다.

권영호 < 인터불고그룹 회장ㆍ부국환경포럼 상임고문 yhkwon@inter-burg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