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숭동 밀집한 국민대 상명대 동덕여대 센터·아트홀

서울 '대학로'엔 이름과 달리 대학 캠퍼스가 많지 않다. 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미니 캠퍼스들이 여럿 몰려있다. 공연·예술의 메카이자 젊은이들의 거리란 장점이 '작은 대학'들을 대학로로 끌어들였다.

6일 현재 국민대 상명대 한성대 동덕여대 서울여대 등이 대학로 인근에 본교와 별도로 캠퍼스나 각종 센터, 아트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원래 대학로는 서울대 캠퍼스가 자리해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은 연건동 서울대 의대(연건캠퍼스)를 제외한 단과대학들이 관악캠퍼스로 이전해 의미가 다소 퇴색됐다. 인근에 위치한 대학은 명륜동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 정도다.

하지만 서울 소재 대학들이 대학로에 최근 잇따라 진출해 이목을 끌고 있다. 대학로란 이름에 걸맞은 변화인 셈이다.

동숭동 국민대 제로원(01)디자인센터(하단사진 왼쪽)와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하단사진 오른쪽)는 동숭아트홀 양 옆에 자리잡았다.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바로 맞은편엔 상명대가 운영하는 상명아트홀도 있다.

국민대는 제로원디자인센터 건물을 2003년께 매입해 2004년 정식으로 센터를 출범시켰다. 디자인에 강점을 가진 학교 특성을 살려 이 분야의 교류·홍보 거점으로 삼았다. 센터에선 디자인 관련 자격증 대비 수업, 디자인 계열 포트폴리오 준비 과정 등이 열린다.

국민대가 대학로에 센터를 개설한 것은 본교보다 접근성이 좋기 때문. 디자인 관련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외부 업체나 관련 수업을 듣는 일반인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지금은 성남 야탑으로 이전한 한국디자인진흥원이 대학로에 있어 교류·협력이 용이한 점도 고려 대상이었다.

최옥임 제로원디자인센터 과장은 "문화적 측면이나 젊은이들이 소통하는 거리란 강점이 있어 대학로를 택한 것" 이라며 "특히 센터 주소가 동숭동 1-1번지란 상징성이 있고, 무(0)에서 유(1)를 창조한다는 의미를 담아 이름을 '제로원'으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각각 아트홀과 공연예술센터를 운영하는 상명대와 동덕여대는 공연·예술의 메카인 대학로를 주목했다. 연극영화학과, 방송연예과 등 대학로와 직접적 관련을 갖는 학생들을 위해 교두보를 마련했다. 건물에 공연장을 보유하고 있어 대관 사업으로 수익을 내기도 한다.

상명아트홀은 1관(176석)의 경우 주로 외부 단체에 대관하며 2관(94석)은 1년에 두 달 가량 연극영화학과와 무대디자인학과, 음대 학생들에게 공연 기회를 제공한다. 1일 기준 대관료 수익은 1관 70만 원, 2관 35만 원으로 학교 재정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상명대 캠퍼스는 세검정 근처 높은 지대에 위치했다. 본교가 시내 중심가에서 벗어난 반면 아트홀은 번화가 중심에 자리잡아 '보완 효과'가 크다. 상명대 관계자는 "대학로는 학과 특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교명을 딴 아트홀 역시 학교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엔 모델과 무용과 방송연예과 실용음악과 학생들을 위한 실습 공간이 들어섰다. 400석 규모의 공연장을 비롯해 워킹 실습실, 스튜디오, 무용실 등이 있다. 공연장의 경우 대관보다 학생들의 공연과 실습을 최우선으로 진행한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대학로가 공연의 메카란 점을 감안한 위치 선정" 이라며 "관련 학과의 경우 센터를 매개로 자연스럽게 수업과 현장을 접목시킨 교육이 가능하고, 지리적으로도 가까운 게 최대 장점"이라고 전했다.

홍익대도 원남동 로터리에 미대가 들어서는 대학로 캠퍼스를 신축중이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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