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수장들이 국감장에 이어 청문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후 일제히 해외출장길에 올라 '회피성 출장'이라는 지적을 받은 유통업계 수장들이 또다시 청문회 불출석을 통보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6일 열리는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및 이마트 대표,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 4명 모두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정무위는 지난 달 24일 국정감사에 불출석한 대형 유통업체 재벌 및 재벌 2∼3세에 대한 청문회를 6일 오전 10시 열기로 한 상태다. 명칭은 '대형유통업체의 불공정거래 실태확인 및 근절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다.

증인들이 모두 불출석을 통보해 오면서 이번 청문회도 원활한 진행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5~6일 인도네시아에서 하타 라자사 경제조정장관(부총리)과 차티브 바스리 투자조정청장을 면담할 예정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부총리와의 만남은 이미 잡혀 있던 약속이어서 청문회에 참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신 회장은 인도네시아에서의 투자 확대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부사장은 현재 사업 논의차 해외에 머물고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국내와 해외를 왔다갔다하며 업무를 보고 있고, 정 부사장은 지난달 5일부터 미국에서 지내며 명품과 인테리어 관련 사업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현재 중국 상하이에서 홈쇼핑 관련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정 회장은 6일 이후 귀국할 예정이다.

정무위는 청문회 불참을 통보한 유통업계 수장 4인에 대한 고발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최근 발의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따르면 증인들이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처벌토록 규정돼 있다. 단 사유서를 제출해 간사위원 등의 동의를 얻거나 해외 출장이 확정된 경우 등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