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에도 내달 6일 맞춰 준비

초강력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 북동부 지역을 강타해 40여명이 사망하고 수백억달러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지만 다음달 6일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는 차질없이 시행될 전망이다.

30일(현지시간) 정치전문지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미 북동부에 위치한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등지의 선거관리들은 샌디가 선거일이나 조기투표 등 선거 일정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맷 매클런 오하이오주(州) 국무장관 대변인은 "지금 모든 게 순조롭게 돌아가고 있으며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선거관리위원회의 게리 바틀렛 사무총장은 "북동부 지역에 홍수가 나고 산악지역에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지만 선거 치를 준비를 할 것"이라며 "험한 날씨이지만 우리는 비교적 괜찮은 편"이라고 밝혔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이미 지난 28일 현재 2008년 대선 때보다 25만1천명이나 더 많은 유권자가 조기투표를 했기 때문에 샌디가 조기투표를 얼마나 방해했는지는 불분명하다.

바틀렛 사무총장은 "샌디로 (조기투표가) 감소했을 수도 있어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스틴 리머 버지니아주 선관위 부위원장은 "우리는 예정된 선거일에 맞춰 일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선거 당일 정전이나 건물 파손으로 투표소에서 투표하지 못하면 주민들이 임시투표소를 요구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해 필요하면 임시투표소도 설치할 것임을 시사했다.

버지니아는 북부의 21개 투표소가 29일 잠정 폐쇄했다가 30일 12개를 다시 문을 열었으나 일부 부재자투표 희망자는 시한을 넘겨 우편으로 투표용지를 받을 수도 있다.

펜실베이니아의 론 루먼 주국무장관 대변인도 "이 시점에서 우리는 선거일까지 모든 게 원만하게 운영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많은 투표소가 무용지물이 될 것 같지는 않다.

1주일 안에 정상 가동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펜실베이니아는 30일 오전 현재 주 전체 인구의 10%인 약 130만명이 정전으로 고통받고 있다.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펜실베이니아는 전국 후보지지율이 초박빙인 상황에서 11.6 대선의 당락을 좌우할 경합주(주)로 꼽히고 있어 각 후보 진영이 샌디가 투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뉴저지주와 뉴욕주는 일단 복구작업에 주력하되 주정부와 선관위 관계자들로 하여금 투표소 파손 정도와 교통 상황 등을 파악케 하는 등 선거가 예정대로 치러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뉴욕주는 투표율이 25% 미만이면 주선관위가 특정한 날 하루를 정해 투표할 수 있다.

선거일 연기는 연방법에 관련 조항이 없어 각 주(정부)가 결정한다.

지난 2001년 9.11 테러로 뉴욕 시장 예비경선일이 늦춰진 것이 유일한 사례다.

뉴저지와 뉴욕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민주)이 지지율에서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각각 24%포인트, 12%포인트 앞서고 있다.

경합주에 속하는 플로리다는 샌디 영향을 받지 않았으며 코네티컷.델라웨어.메릴랜드.매사추세츠.뉴햄프셔 등은 조기투표 시한을 연장하거나 별다른 조치 없이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

앞서 크레이그 퓨게이트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은 "이번 폭풍의 위력으로 볼 때 다음주까지 그 파장이 이어질 수 있고 결국 연방 선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해 선거일이 연기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오바마와 롬니는 허리케인 사태로 인한 여론 악화를 우려해 유세를 취소하고 정부 대책 마련과 구호품 전달 등으로 민심을 달래고 있으나 선거일이 며칠 남지 않은 만큼 31일부터는 본래의 선거운동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coo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