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내년 1분기가 분수령
서울 잠원동 신반포19차 아파트 전용면적 81㎡형에 세들어 사는 A씨는 전세 만기가 돌아오는 내년 2월만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작년 2월 전세 보증금 3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는데 1년 새 전셋값이 3억7000만원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다음달부터 인근 대림아파트 재건축 이주까지 맞물릴 예정이어서 조만간 전셋값이 4억원을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 강남권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 전세난이 발생하는 가운데 전·월세 재계약이 집중된 내년 1분기(1~3월)까지 전셋값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부동산써브는 지난해 거래된 전국 전·월세 거래량을 바탕으로 2년 만기인 내년 계약 만기 예정 건수를 추산한 결과 1분기 전·월세 재계약 대상 주택이 35만906가구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내년 1분기 예상 전·월세 거래량은 올 3분기(31만580건)보다 12.9% 많은 수치다. 상반기(68만8863건)가 하반기(63만2379건)보다 5만6484건(8.9%) 더 많았다. 내년 여름철 이전까지는 임대료 상승 추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월별로는 내년 3월 재계약 물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전·월세 재계약 주택은 14만1587건이다. 올해 3월(12만6806건)과 비교해서도 11.6%가량 증가한다.

서울과 수도권, 지방 모두 3월 재계약 물량이 가장 많다. 서울은 4만7066건으로 강북(2만2147건)과 강남(2만4919건) 모두 3월에 재계약이 집중된다. 인천(8388건)과 경기(4만34건)도 3월 만기가 많다.

부산(7765건) 대구(4533건) 광주(2779건) 대전(4511건) 울산(1961건) 등 지방광역시도 3월 거래량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절기상 대한과 입춘 사이(1~2월)에 이사하는 ‘신구간 풍습’이 있는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임대차 재계약이 3월에 몰려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임대료 상한제나 임대차 보장기간 3년 확대 등 정책적 변수가 있지만 재계약이 특정 시기에 쏠리는 점이 전·월세 시장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