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 10조 '월드디자인센터' 개발 추진
사업비 10조원이 투입될 ‘구리 월드디자인센터(GWDC)’ 개발사업이 4대강 친수구역 사업으로 추진된다.

구리시는 29일 토평동에 추진 중인 구리월드디자인센터 사업을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에 의한 ‘친수구역 사업’으로 진행하기 위해 국토해양부에 구역 지정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부동산시장 장기 침체 여파로 초대형 개발사업에 대한 건설업계와 금융권의 관심이 낮아진 상태여서 수조원이 넘는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월드디자인센터 5번째 친수구역 추진

구리시, 10조 '월드디자인센터' 개발 추진
구리 월드디자인센터는 2007년부터 추진한 구리시의 숙원사업이다. 해당 사업지는 한강 유역인 구리시 토평동 일대 244만6000㎡ 규모다. 구리시는 국토부와 친수구역 지정을 위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친수구역 사업은 하천개발사업으로 환경 여건이 양호해진 하천 주변을 다양한 용도로 개발하는 것이다. 4대강 친수구역은 수자원공사가 4대강 개발 과정에 투입된 8조원을 회수하기 위해 정부가 친수구역을 지정한다. 현재 부산 에코델타시티 시범단지, 대전 갑천지구, 나주 노안지구, 부여 규암지구 등 4곳이 지정됐다.

구리시는 친수구역 사업이 일반 도시개발사업보다 디자인센터 등 도시자족시설 확보가 수월한 데다 도시기본계획 등을 수립할 때도 행정처리 기간이 짧아 친수구역 지정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국토부 친수공간과 관계자는 “주민공람을 하기 이전까지는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구리시는 이곳에 월드디자인센터 상설전시장, 엑스포 시설, 호텔, 외국인 전용 주거시설, 국제학교, 상업·업무시설, 외국인 병원, 아쿠아리움 등의 부대시설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디자인시설에는 세계 2000여개 디자인 관련 업체를 유치할 방침이다. 디자인센터 전시장에는 가구·섬유·조명 등 건축 인테리어 관련 마감재를 전시하고 주문제작 방식으로 판매도 한다. 아울러 7000여가구(분양·임대) 아파트도 건설할 예정이다.

◆사업자금 조달 미지수

월드디자인센터 사업비는 토지 조성비 1조7000억원을 포함해 총 1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3조원은 공공에서 조달하고 나머지는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구리도시공사를 설립하고 이 사업을 자체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구리시는 사업지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토지비가 낮기 때문에 5000억원가량의 개발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친수구역으로 지정되면 토지 분양은 2014년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구리시 관계자는 “월드디자인센터는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되는 구리시의 숙원사업”이라며 “오랫동안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인 곳이어서 투기 우려는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동산업계에서는 현재 건설·부동산시장 분위기에서 쉽지 않은 사업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건설사와 금융사의 관심이 낮기 때문이다. 외국계 특급호텔이 구리시와 계약을 미루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주거시설을 제외하고는 사업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6조원대였던 사업비는 8조원에 이어 최근 10조원대로 상향 조정된 것도 부담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 디자인 허브를 컨셉트로 계획된 것 같은데, 정부·지방자치단체가 상당한 사업비 보조를 하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진수/김보형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