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임기가 끝나는 지식경제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 사장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3년의 공식 임기를 채우고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연임(각 1년 임기)에 성공한 기관장이 있는 반면 일부 기관장은 추가 연임에 실패하고 자리를 떠나게 됐다.

23일 지경부에 따르면 한국동서발전은 이달 27일 임기가 끝나는 이길구 사장 후임자 공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 사장 후임은 현재 장주옥 전 한전 해외사업본부장, 허엽 전 한전 건설본부장, 주성철 전 동서발전 기술본부장 등 3명으로 압축됐다. 신임 사장은 최종 인사 검증을 거쳐 내달 초 선임될 예정이다. 작년 1년 연임에 성공한 이 사장은 총 4년의 임기를 채우고 물러난다.

같은 날 임기가 끝나는 장도수 한국남동발전 사장은 최근 추가 연임이 확정됐다. 그는 지난해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기관 및 기관장 분야에서 최우수 등급인 ‘A’를 받았다. 공기업 사장 중 이례적으로 두 번의 연임에 성공한 기관장은 장 사장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7일과 이달 1일 각각 연임 임기를 채운 정승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과 주강수 한국가스공사 사장도 추가 연임이 확정돼 적어도 내년 새 정부 출범 때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 지난 7월 추가 연임에 실패하고 물러난 김신종 전 광물자원공사 사장과 지난 8월 경영평가 결과에 불만을 표시하며 자진 사퇴한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과는 대조적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에너지 공기업은 다른 공기업과 달리 업무 연속성 및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부분 기관장에 대해 연임 결정이 내려졌다”며 “이번에 추가 연임한 기관장도 경영 혁신과 자원개발 분야에서 성과를 인정받은 인물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 번째 연임에 성공한 기관장들이 1년의 추가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내년 2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공기업 사장들도 대거 물갈이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명박 정부도 출범 6개월 만에 한국전력 석유공사 광물공사 등 주요 에너지 공기업 사장들을 일괄 교체했다.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수장 교체를 통한 공기업 쇄신을 단골 정책으로 내세운 만큼 대부분 연임 기관장들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