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GCF 유치…부동산 시장 하이킥 '기대만발'
“GCF 사무국의 송도 유치 소식이 알려지면서 하루 만에 문의 전화가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지역발전이라는 중장기적 비전은 물론, 세계적으로 친환경 녹색도시임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수요자들이 살고 싶은 도시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송도 더샵 마스터뷰 분양 관계자)

100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의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이 송도에 들어옴에 따라 침체됐던 지역 부동산시장의 반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만 해도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분양한 ‘송도캠퍼스타운’ 순위 내 청약 결과가 평균 0.49대 1에 머무르면서 신규 분양시장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던 터였다. 하지만 20일 송도가 GCF 사무국 유치를 확정 지으면서 불과 하루 만에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평창올림픽 100배 … 연간 3800억원 규모의 파급효과 기대

지난 20일 인천시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유엔 산하의 신설 국제금융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에 성공했다. GCF 24개 이사국 대표들은 18~20일까지 2차 이사회를 열고, 마지막 날인 20일 표결을 통해 인천 송도를 사무국 유치 도시로 선정했다.

GCF(Green Climate Fund)은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하기로 합의한 특화기금이다. 190여 개 회원국에 기금 규모만 8000억 달러(약 904조원)가 넘는다. 국제통화기금(IMF)의 8450억 달러와 맞먹는 수준으로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과 동급 기구로 평가된다.

우리나라에서 유치한 첫 중량감 있는 국제기구로 경제적∙사회적 파급효과도 엄청나다. 당장 국가 위상의 격상은 물론, 대한민국이 글로벌 기후변화 재정∙금융 중심지로 도약하는 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여기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915명의 고용유발 등 연간 3800억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인천 지역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할 전망이다. 인천발전연구원은 사무국 주재원 500명을 기준으로 연간 1917억원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사무국의 주재원 숫자는 내년 300~500명, 2020년께는 8000명 이상으로 예상된다. 또 연간 121차례의 GCF 관련 회의가 열린다고 할 때 매년 수십만명이 송도에 머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업무∙상업∙주거시설 활성화 예상, 전화 문의 부쩍 증가

‘송도’에 대한 재조명과 더불어 브랜드 가치 상승도 기대된다. GCF 유치로 친환경 녹색도시임을 전 세계적으로 인증 받게 됐기 때문이다. 송도 B부동산 관계자는 “이번 사무국 유치를 계기로 송도가 초대형 개발호재를 갖춘 쾌적한 도시라는 게 알려지게 됐다”며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몇 천만원씩 가격을 올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계약금을 걸었던 매수인들은 잔금을 바로 치르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전했다.

기존 아파트의 매물이 사라지면서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문의도 증가했다.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 모델하우스에는 GCF 유치가 발표된 지난 20일 방문객과 문의 전화가 평소보다 4~5배가량 늘었다. GCF가 유치되면 계약을 하겠다고 가계약을 걸어놓은 10가구가 모두 계약으로 전환 됐다. 가계약도 22건이나 체결 됐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분양한 ‘송도 더샵 그린워크 1∙2차’의 경우도 GCF 잔여물량 중 상당수의 계약이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 분양 관계자는 “사무국이 입주하게 될 ‘송도 아이타워’가 위치한 3공구 일대 아파트가 특히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후 관련 많은 기업들이 ‘송도 아이타워’ 인근으로 이전해올 경우 업무시설을 비롯해 상업∙주거시설의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IBD 3공구 F21∙22∙23-1블록에서 포스코건설이 11월 신규 분양할 ‘송도 더샵 마스터뷰’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아이타워 인근에 위치한 G1-2, G3-1,2블록에 국제회의나 숙박기능이 가능한 호텔, 오피스텔, 쇼핑몰 등이 내년 상반기 착공을 나서는 만큼, GCF 유치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수요자들이 벌써 이러한 점들을 알고, 기대감을 갖고 분양 문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 지난 19일 저조한 청약 경쟁률을 나타냈던 M1블록의 ‘송도 캠퍼스타운’도 하루 만에 반전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청약 이전보다 오히려 분양 문의가 늘었다는 관계자의 귀띔이다. 11월 대우건설이 5공구에서 분양할 ‘송도 글로벌캠퍼스 푸르지오’ 오피스텔도 20일 오후부터 상담 전화가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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