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월째 유혈사태가 지속하는 시리아가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아랍연맹 시리아 담당 특사의 휴전 제안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리아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국영 일간 '알 타우라'지는 17일 "브라히미 특사의 휴전 제안은 반군 조직들이 단일화하지 않으면 실패할 것"이라고 전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알 타우라지는 "협상 주체로 한쪽에서 정부와 군을 대변하는 국가가 있지만, 누가 반군 조직을 대표할 수 있겠느냐"며 "휴전 성사에 가장 큰 장애물은 반군을 대표할 인사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지하드 마크디시 시리아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휴전 제안에 관한) 선택사항들을 검토하는 데 관심이 있고 다른 중요 국가의 입장에 대해 브라히미 특사와 대화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일단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앞서 브라히미 특사는 이슬람권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Eid al-Adha·희생제) 기간 양측이 휴전에 들어갈 것을 제안했다.

이슬람권 최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희생제 연휴는 오는 25일 전후 시작될 예정으로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에서는 이때부터 1주일가량 휴일이 이어진다.

브라히미 특사는 이날 시리아 사태를 논의하고자 레바논 베이루트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시리아에서 휴전이 합의되면 영구적인 내전 종식도 이끌어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리아 내전은 시리아 영토에 한정한 문제가 아니라 중동 전역을 화약고로 만들 수 있다"며 "시리아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라히미 특사는 조만간 시리아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날짜는 확인되지 않았다.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