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사진)의 항소심이 오는 22일 시작된다. 구속 수감 두 달째인 김 회장은 옥중에서 경영에 대한 별다른 관여 없이 항소심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김 회장의 항소심은 1심을 맡았던 민병훈 변호사와 함께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인 노영보 변호사, 홍만표 변호사 등이 변론에 나선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인 노 변호사는 지난 8월 부산저축은행 비리 연루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이끌어냈다.

홍 변호사는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출신으로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 등을 맡았고 2009년 ‘박연차 게이트’ 당시에는 대검 기조부장으로 수사지휘 라인에 있었다.

1심 재판부는 8월16일 선고공판에서 김 회장이 한화그룹의 지배주주로서 본인과 경영기획실의 영향력을 이용, 계열사를 동원해 위장 계열사를 지원하고 헐값에 계열사를 처분해 회사에 3024억원의 손해를 끼쳤다고 판결했다. 항소심에서 변호인단은 당시 계열사 지원은 계열사 부도로 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경영상 판단이었고, 김 회장은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적극 소명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 관계자는 “김 회장은 변호사와 면회하는 동안 주로 재판 준비 상황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회장은 신문 스크랩을 통해 그룹 관련 뉴스나 사회 현안을 듣고 있다”며 “운동 부족 등으로 평소보다 얼굴이 많이 부어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