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하는 재건축…개포·잠실 등 최고 5000만원↑
추석 직전 6억9500만원에 거래된 서울 개포동 개포주공 1단지 49㎡는 지난주 7억1000만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현재는 7억3000만원이 가장 낮은 매물이다. 개포동 정애남공인 대표는 “급매물이 한두 가구씩 거래되면서 개포주공1단지와 개포시영 호가가 최근 1주일 새 3000만~5000만원 올랐다”며 “개포주공 2·3·4 등 다른 재건축 단지로 반등세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과 경기 과천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이 반등하고 있다. 9·10 부동산 대책으로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자 그동안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재건축 아파트에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연말까지는 저가 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재건축 아파트 최고 5000만원 반등

반등하는 재건축…개포·잠실 등 최고 5000만원↑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에선 최근 3주간 시세 대비 3000만~5000만원 낮은 급매물 거래가 10건 이상 이뤄졌다. 인근 P공인 관계자는 “지난 8월 8억7000만원이던 110㎡ 매매가가 이번 주에는 9억1000만원으로 올랐다”며 “리센츠 등 새 아파트 거래도 잇따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가락동 가락시영1차 49㎡와 2차 42㎡는 1주일 새 각각 3000만원과 2500만원 오른 5억4000만원과 5억2500만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잠원동과 반포동 등 서초 일대도 거래가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잠원동 아파트의 1㎡당 평균 매매 시세(부동산뱅크)는 올초 869만원에서 지난달 820만원까지 하락하다 이달 들어 823만원으로 반등했다.

과천시 일대 중개업소에는 추석 이후 매수 문의가 늘었다. 정부청사의 세종시 이전 여파로 올 들어 거래가 뚝 끊겼지만 9·10 대책으로 취득세가 낮아진데다 집값이 바닥을 다졌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실수요자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박강호 원문동 오렌지공인 사장은 “최고점이 8억원대였던 주공2단지 85㎡가 급매물 기준으로 4억7000만원대까지 떨어지면서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거래량이 늘면서 집값 하락세도 멈추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주(8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직전주 대비 0%를 기록, 5주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세로 전환했다. 수도권도 -0.1%로 전주(-0.2%) 대비 하락폭을 절반으로 줄였다. 서울은 강북이 -0.2%로 전주와 같은 폭으로 떨어졌지만 강남은 -0.1%로 전주(-0.2%) 대비 낙폭이 감소했다.

○“연말까진 반등세 이어질 듯”

전문가들은 낙폭이 컸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과 경기 남부권에서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나비에셋의 곽창석 대표는 “취득세 감면으로 당장 수백만원 이상의 혜택을 볼 수 있어 연말까지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거래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반등세가 나타나는 곳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매수세는 늘었지만 경기 침체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없기 때문에 반등폭이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찬 대치동 오세유공인 대표도 “취득세 인하 혜택이 끝나는 내년에는 다시 하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소람/김보형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