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곡동 수서역 인근에 짓게 될 오피스텔 ‘유탑유블레스’ 모델하우스에는 1주일 새 방문객이 평소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달 26일 수서역이 서울~평택 간 수도권 고속철도(KTX) 종착역으로 확정되면서부터다. 임대수요 증가 기대감으로 미분양 오피스텔 소진도 빨라지고 있다는 게 현지 분양업계의 설명이다.

수서역 주변 부동산시장이 KTX역 신설 호재로 관심대상이 되고 있다. 건설사들도 신규공급 일정을 앞당기면서 연말까지 자곡동 일대에서는 2200여실의 오피스텔이 분양경쟁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수서역 건설이 호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단기수익을 겨냥한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2의 서울역’ 기대감 고조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수서역이 서울~평택 간 KTX 시발역과 종착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현지 부동산시장에 투자자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신설역에 대한 교통여건과 역세권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신설 수서역은 기존 지하철 3호선·분당선 이용객과 함께 서울·수도권 광역 교통망 이용 수요가 맞물려 유동인구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KTX는 서울 수서에서 경기도 동탄·평택을 거쳐 기존 경부선 고속철도와 만나는 노선(61.1㎞)으로 2010년 착공해 수서역을 제외한 대부분 구간에서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수서역은 올해 말 착공해 2014년 말 완공, 2015년 개통된다. 환승센터와 역세권 개발은 2018년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수서동 M공인 관계자는 “최근 며칠 새 신규분양 오피스텔과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이곳 역세권 1층 상가의 3.3㎡당 매매가는 3000만~4000만원 수준으로 도심보다 저렴한 편”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수서역 주변이 현재 개발 중인 보금자리지구·신도시와 가까워 향후 광역교통망을 중심으로 한 신흥주거벨트로 탈바꿈할 여지도 있다고 보고 있다. 대모산 등 개발제한구역과 인접한 점도 주거 쾌적성을 높이는 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수서역이 향후 자곡·세곡동 강남보금자리지구, 문정지구, 서초 우면지구, 위례신도시 등을 잇는 ‘U자형 주거벨트’의 정점이 될 수 있는 데다 수도권광역철도(GTX) 추진, 동남권 물류유통단지 조성 등 추가 개발 호재도 많아 장기적 투자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오피스텔 분양도 잇따라

개발호재가 부각되면서 수서역 인근의 신규분양도 늘고 있다. 강남보금자리지구를 중심으로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공급이 눈에 띈다. 포스코건설은 이달 강남보금자리지구에서 오피스텔 ‘더샵 라르고’를 내놓는다. 전체 458실 규모다. 한라건설도 같은 달 같은 택지지구에서 691실짜리 오피스텔 ‘강남 지웰에스테이트’를 선보인다. 강남보금자리 신설 오피스텔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대우건설은 ‘강남2차 푸르지오 시티’(543실)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KTX 수서역 개발정보는 이미 상당부분 시세에 반영됐다”며 “투자대상 물건에 대한 꼼꼼한 분석을 토대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주택시장 침체로 당분간 상승 가능성이 높지 않은 아파트보다는 임대수요 증가 수혜가 예상되는 오피스텔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당장의 수익률 증가보다는 수서역이 개통되는 2015년 이후를 겨냥한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에 나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