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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국정감사 아닌 기업감사를 하겠다는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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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달 5일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에서 대기업 총수들을 대거 증인으로 부를 모양이다.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민주당의원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 110명을, 새누리당은 20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한다. 정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증인으로 부를 60명의 명단을 확정했다. 이 중 대부분은 기업인이라고 한다. 재정위 지경위 같은 다른 상임위원회도 ‘기업인 호출 경쟁’에서는 예외가 아니라는 소식이다. 여야가 상임위별로 최종 명단을 협의하고 있지만 증인으로 신청된 기업인만 보면 국회에서 전경련회의를 열고도 남을 정도다.

    국회가 기업인을 불러다가 소리지르며 윽박지르고 망신 주는 것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젠 도를 넘어서 정치쇼에 불과하다는 수준에 달했다. 국회 태안피해대책특위는 엊그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새삼 진상조사를 할 필요도, 피해보상금을 다시 따질 일도 없는 5년이 지난 사건이다. 이 회장을 불러 엄포나 놓아보겠다는 무력시위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이런 식의 마구잡이 소환은 대선을 앞둔 올해 국정감사에서 더 기승이다. 4대강을 이유로 건설사 사장을 무더기로, 경제민주화 이슈를 놓고 허창수 전경련 회장 등 대기업 경영인 대부분을 불러세울 태세다. 삼성전자 백혈병 발병 등 법률적 쟁송이 진행되고 있는 사안은 물론 아예 사유도 명기하지 않은 채 대기업 총수를 증인으로 신청하기도 했다. 상임위별로 중복 신청한 기업인도 많다. 국정감사가 아닌 재벌감사 기업감사가 될 판이다.

    국회가 민간인을 오라가라 할 권한도 없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국회에 불려오는 민간인이 계속 늘어난다. 17대 국회에서 연평균 179명이던 민간인 증인이 18대에선 267명으로 불어났다. 대선을 앞둔 올해는 오로지 TV영상용 호출이며 벌주기에 다름 아니다. 국정감사에 CEO가 증인으로 거명되는 것 자체가 기업의 경영차질과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진다. 국회가 온통 경영 현장을 파뒤집어 놓고 있는 꼴이다. ‘기업감사’가 아니라 정책과 정부를 감시하는 게 국회가 할 일이다. 그런 국회는 누가 감사하나. 누가 ‘국회 감사법’이라도 좀 만들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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