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등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혁신도시가 부동산 시장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113개 기관, 4만여명에 달하는 공공기관 인력이 이동하는 데다 주요 광역시·도에 골고루 포진하고 있어 침체에 빠진 부동산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LH는 대구와 광주, 울산 등 8개 혁신도시에서 연말까지 공동·단독 주택 용지와 상업 용지 등을 공급한다. 도태호 국토해양부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부단장은 “2014년까지 공공기관 청사 이전이 마무리되면 혁신도시가 지역경제 성장을 이끄는 동력이 될 것”이라며 “친환경 복합도시로 조성돼 지방의 성장 거점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가스공사와 신용보증기금, 한국학술진흥재단 등이 입주하는 대구혁신도시에선 첨단의료복합단지(클러스터) 용지와 단독·블록형 주택지가 공급된다. 대구첨단의료복합단지는 4조6000억원을 투입해 신약·첨단 의료기기 등을 개발하는 의료산업의 중심지로 육성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끈다. 정부 시설인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 등이 내년에 문을 연다.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공정률이 가장 빠른 광주·전남 혁신도시에선 클러스터와 공동주택 용지가 나온다. 나주시 금천면·산포면 일대 732만7000㎡에 들어서며 수용인구는 5만명으로 혁신도시 중 가장 많다. 한국전력공사와 전력거래소, 한전KPS 등 15개 기관이 입주한다. 44만8000㎡ 규모의 산·학·연 클러스터는 에너지·농생명·정보통신·문화예술 등 4개 기능군으로 나눠 기업과 연구기관이 들어선다.

울산 우정동 일대 298만4000㎡를 개발하는 울산혁신도시는 한국석유공사와 한국동서발전 등 에너지 관련 공기업과 근로복지공단 한국산업인력공단 등 10개 기관이 이전한다. 2만명을 웃도는 상주인구 덕에 공동주택 용지 12필지 6083가구 중 6필지 3000여가구의 분양이 이미 끝났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울산혁신도시에서는 단독주택과 유치원, 종교시설 용지 등이 연말까지 공급된다.

강원혁신도시(원주)는 광역교통망을 통한 수도권 접근성이 뛰어나다. 남양주 덕소~강원도 서원주를 잇는 중앙선 복선전철 70㎞ 구간이 이달 개통되면 서울 청량리~원주 간 소요 시간이 기존 1시간50분에서 1시간10분으로 단축된다.

작년 11월 착공한 경기도 광주 초월~강원도 원주 제2영동고속도로(57㎞)와 지난달 착공한 서원주~강릉 복선전철 구간(120㎞)도 각각 2016년과 2017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강원혁신도시에서는 공동주택 용지가 분양된다. 이 밖에 충북(공동주택)과 전북(클러스터·복합·주차장·블록형단독), 경남(공동주택)혁신도시에서도 신규 용지가 나온다. LH 관계자는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이후 혁신도시의 불확실성이 해소돼 토지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