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중·일 수교 정상화 40주년 기념식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데 이어 일본과의 고위급 회담도 거부했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과 관련, 중국 해양감시선 등 4척이 센카쿠열도 영해에 진입했고, 대만 선박 75척도 항의시위를 하기 위해 댜오위다오로 출발,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 NHK방송은 24일 중국 양옌이(楊燕怡) 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 차관보의 일본 방문 계획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양 차관보는 이날부터 일본을 방문해 민주당과 자민당 등 여야 지도부와 회담할 예정이었다.

중국은 또 일본이 추진하고 있는 중·일 외교장관 회담에도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중·일 외교장관 회담 성사 가능성을 어떻게 보느냐는 물음에 “관련 계획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앞서 일본정부는 가와이 지카오(河相周夫) 외무성 차관을 중국에 파견, 유엔총회가 열리는 26일께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무상과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장관) 간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센카쿠 해역에서는 중국의 해양감시선이 영해로 들어와 다시 긴장이 고조됐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의 해양감시선 ‘해감 46호’와 ‘해감 66호’ 2척이 이날 오전 6시40분께 센카쿠열도 영해 안으로 진입한 데 이어 오전 11시와 오후1시에도 어업지도선 2척이 영해로 들어왔다. 후지무라 오사무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은 중국의 공무선에 즉각 철수를 요구했으며 외교경로를 통해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대만 어선 75척이 이날 오후 3시 호위선 11척의 호위를 받으며 쑤아오(蘇澳)항을 떠나 댜오위다오로 출발, 또 다른 대치를 예고했다. 이들 어선은 25일 새벽 5시께 댜오위다오 인근 20해리에 도착한 후 5척을 한 조로 편성, 10여시간 동안 댜오위다오를 한 바퀴 돌 예정이다.

일본은 이들의 댜오위다오 상륙 등에 대비해 경비 인원을 늘리는 등 고도의 경계태세에 들어갔지만 이들의 영해침범 등을 막을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