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용 경찰청장은 24일 ‘유치장 탈주범’ 최갑복 사건 관련 CC(폐쇄회로)TV 공개에 회의적인 이유에 대해 “가뜩이나 공권력이 희화화되는 등 좋지 않은 모습이 나타나는데 좋은 영향을 줄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파출소를 공격하거나 지구대로 차량을 몰고 돌진하는 등 좋지 않은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관련 CCTV에 경찰은 보이지도 않는다”며 “책상만 잡혀서 (외부에 알려진대로) 경찰이 조는 모습 등은 아예 잡히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행법에 따르면 유치인이 있는 시설은 ‘참관’할 수 없도록 돼 있는데 ‘참관’이란 유치장에 직접 가서 보는 행위를 말하기도 하지만 CCTV를 공개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판단했다”며 “경찰이 잘못한 부분인데 이를 국민에게 공개해서 무슨 이득이 있을지,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최갑복의 탈주 장면이 담긴 CCTV 공개를 거부하던 대구경찰청은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지난 21일에서야 기자단을 상대로 한 제한적인 공개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한편 김 청장은 검찰이 서울 강남 대형 룸살롱과 경찰의 상납 관계를 파헤치면서 강남경찰서 소속 전·현직 경찰관 700~800명을 조사 중이라는 보도와 관련, “죄가 있다면 당연히 사법처리해야겠지만 아직 수사가 마무리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수뢰 금액이 얼마다, 몇 명이 연루됐다고 하는 게 얼마나 신빙성 있는 얘기인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그는 “무슨 3류 소설을 쓰는 것도 아니고 너무 막연하지 않느냐”며 “수사가 진행 중인, 아직 실체가 없는 사건을 두고 경찰 수백명이 연루됐다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찰청 차원의 감찰 조사 여부에 대해서도 “현 단계에서는 감찰 조사를 할 상황이 아니다”며 “수사 결과를 본 뒤 잘못한 게 있다면 징계를 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