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불만' 보복범행후 '묻지마' 흉기난동…4명 부상
"혼자죽기 억울해서 범행 결심"…흉기들고 기다려

퇴근길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서 전 직장동료와 행인 등을 상대로 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4명이 다쳤다.

특히 범인은 퇴사 문제로 원한을 품은 전 직장 상사와 동료에 이어 자신과는 무관한 행인에게도 '묻지마식'으로 흉기를 휘두르며 약 15분간 난동을 부려 퇴근길 시민을 공포에 떨게 했다.

22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16분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한 호텔 앞 거리에서 김모(30·남)씨가 흉기를 휘둘러 4명이 부상했다.

김씨는 자신의 전 직장인 A신용평가사의 상사였던 팀장 김모(33)씨와 동료 조모(29·여)씨의 얼굴과 목, 배 등 부위를 20cm가량의 흉기로 수차례 찌르고 도망치다가 길에서 마주친 행인 안모(30·여)씨와 김모(31)씨에게도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직장동료가 자신에 대해 험담을 해 퇴사한 후 다른 직장에 취업했지만 적응하지 못하자 섭섭한 감정을 갖고 미리 준비한 흉기들 들고 A사에서 기다리다가 퇴근하는 두 사람을 찌른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현재 무직인 김씨는 "자살하려고 생각했지만 혼자 죽으려고 생각하니 억울해 보복하고 싶어서 회사 앞에서 기다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화가 날 때마다 과도를 사모은 결과 현재 3개를 갖고 있다"고 말했지만 전과는 없었다.

체포된 김씨에게서는 술 냄새가 났고 영등포서 조사 과정에서도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사앞 P제과점에 있던 손님 20~30여명은 김씨의 범행을 가슴을 졸이며 지켜봤으며 김씨가 가게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의자로 카페 문을 막으며 저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 일부는 범행 현장에서 김씨와 몸싸움을 벌였으며 도주과정에서 추격전을 벌이는 등 검거에 기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을 목격한 한 여성(28·여)은 "남자가 다가온 직후 후 여자가 얼굴을 감쌌는데 여자 얼굴에서 피가 뚝뚝 떨여졌다"면서 "범인이 칼을 휘두르는 과정에서 욕을 하는 것 같이 중얼거렸다"고 말했다.

김씨는 범행 현장에서 도주하는 과정에서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대기 중이던 경찰 기동중대가 검거에 가세하자 첫번째 범행현장에서 약 80여m 떨어진 뒷골목으로 내몰렸으며 신고를 받고 오후 7시20분께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10분간 대치한 끝에 테이저건(전기총)을 발사해 김씨를 제압했다.

김씨는 대치 중에 자신의 목에 흉기를 들이대며 자해 위협을 해 경찰의 접근을 막기도 했다.

부상자들은 현재 한강성심병원, 여의도 성모병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중 전 직장동료 조씨는 많은 피를 흘려 중태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범행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경찰은 김씨에 대해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김연숙 차지연 기자 ksw08@yna.co.krnomad@yna.co.krcharg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