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보다 10%가량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부동산114 아파트가격지수와 국민은행 아파트가격지수, 국토해양부의 온나라포털 실거래가지수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가격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6월의 86~95% 수준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직전과 비교한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값 수준은 부동산114 지수로 92.5%, 국민은행 지수로 95.3%, 국토부 실거래가지수로 91%에 각각 머물렀다.

하락폭이 가장 큰 지역은 경기도였다. 지난달 부동산114 지수로 2008년 6월의 88.9%, 국민은행의 93.9%, 국토부의 91.2%에 불과했다. 인천도 4년 전과 비교해 부동산114 지수는 92.2%, 국민은행은 94.3%, 국토부는 86.6% 수준까지 각각 떨어졌다.

반면 지방의 아파트값은 크게 올랐다. 전북 아파트 값이 금융위기 직전 대비 140.6~147.6%로 가장 크게 뛰었다. 가장 적게 오른 대구도 7.3~18.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방 주택시장의 활황에 힘입어 지난달 전국의 평균 아파트 값은 금융위기 직전의 98.5~113.8% 수준으로 지역별로 보합이거나 소폭 상승세를 나타냈다.

2008년 6월 대비 지난달 아파트 분양가는 지방의 경우 광역시는 100.8%, 기타지역은 94.0%로 큰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수도권은 65.9%에 그쳤다. 수도권의 급락으로 전국 평균 아파트 분양가도 금융위기 직전의 71.3%를 기록했다.

엄근용 건산연 연구원은 “수도권 주택시장은 지금 단계에서 추가하락할 경우 가계부실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며 “금융권이 장기대출로 전환해주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