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대사에 벳쇼 외무심의관

일본 외무성이 9월 정기인사에서 한국과 미국, 중국 등 주요국 대사를 일제히 교체하기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이 20일 보도했다.

주한대사에는 벳쇼 고로(別所浩郞.59) 정무 담당 외무심의관이 내정됐다.

벳쇼 심의관은 외무성 북동아시아과장·국제협력국장·종합외교정책국장 등을 역임했고, 차기 외무차관과 주중대사 물망에도 올랐던 중량급 인사다.

요미우리신문은 "차관급 인사를 기용함으로써 냉각된 한일관계를 개선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과거 차관을 지낸 인사를 주한 대사로 임명하기도 했지만,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63) 현 주한대사는 부국장급이었다.

후지사키 이치로(藤崎一郞.65) 주미대사의 후임에는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60) 사무차관이 낙점됐다.

일본이 외무성 차관 경험자를 주미 대사로 기용하는 것은 2001년 이후 11년 만이다.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을 지낸 사사에 사무차관이 후텐마(普天間) 기지 이전이나 오스프리 배치 등 미일간 현안에 정통하다는 점을 중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중대사에는 니시미야 신이치(西宮伸一.60) 경제 담당 외무심의관을 내정했다.

주한·주미대사는 9월 중순 외무성 간부와 대사 인사에 포함할 계획이지만, 주중대사는 9월29일 중일 국교정상화 40주년 행사 후인 10월에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한국과 미국, 중국 3국 대사를 한꺼번에 교체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사사에 사무차관 후임에는 가와이 지카오(河相周夫.59) 관방부장관보, 벳쇼 외무심의관(정무 담당) 후임에는 사이키 아키타카(齊木昭隆.59) 주 인도 대사, 니시미야 외무심의관(경제 담당) 후임에는 쓰루오카 고지(鶴岡公二.60) 종합외교정책국장을 내정했다.

한편 민주당 정권은 지난해부터 외교 체제를 일신하는 방안을 고민하던 끝에 정기국회 회기가 끝난 직후에 인사를 단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지사키 주미대사가 지난해 하반기에 사의를 표명한 것을 계기로 최근 외교 갈등이 부각된 주한·주중 대사를 함께 교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무토 주한대사를 벳쇼 심의관으로 교체할 예정이라는 내용은 지난 9일자 산케이신문에 보도되기도 했다.

한 소식통은 "이번 인사는 지난 10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등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