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 서울 전세시장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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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이주 1만여가구…입주물량은 작년보다 20% 줄어
이주단지 서초·송파에 몰려 국지적 전세난 우려
이주단지 서초·송파에 몰려 국지적 전세난 우려
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 올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3%로 작년 같은 기간(7.8%)보다 크게 둔화되면서 안정세를 보였다.
◆재건축 신규 이사수요 1만여가구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인 가락시영은 당장 이달 말부터 이주가 본격화된다. 재건축조합은 오는 25일부터 이주비를 지급하고 향후 6개월간 이주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삿짐을 싸는 집들이 늘면서 주변 전세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가락동 K공인 대표는 “연립주택 전셋값은 최근 한두 달 새 1000만~2000만원 올랐다”며 “이주가 시작되면 인근 전셋값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1500여가구가 한꺼번에 이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잠원과 반포 인근 중개업소에도 전셋집 문의전화가 늘고 있다.
◆준공 아파트는 작년보다 줄어
이주 수요는 늘어난 반면 올가을 집들이가 이뤄질 신규 아파트는 작년보다 줄었다. 일반적으로 신규 입주 아파트의 30~40%가 전세 물건으로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공급 감소에 따른 전세난이 우려된다는 게 중개업계의 예상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오는 9~11월 서울 입주예정 아파트는 7867가구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9728가구)보다 19.1% 감소한 수준이다. 상도동 상도엠코타운(9월·1559가구)과 서대문 가재울뉴타운(10월·3293가구) 등 대단지 입주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으로 1~2인 거주용 주택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자문팀장은 “전용면적 30㎡ 안팎의 소형주택은 3~4인 가구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며 “강남권 재건축 이주수요가 강남과 인근 성남·하남시로 이동할 경우 수도권 전역에서 전세난이 확산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서울에서 빠져 나오는 전세 수요를 감당해야 할 수도권 새 아파트도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다. 같은 기간 수도권 입주예정 아파트는 2만4268가구로 작년(3만7568가구)보다 35.4% 감소했다. 입주지역도 인천 영종신도시(6747가구)등 수도권 서부지역에 몰려 있어 전세난 완화에 도움이 안될 수 있다.
국토부는 재건축·재개발 구역 세입자들이 주로 찾는 다세대·다가구 물량은 풍부한 만큼 전세대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작년 말 고덕시영(2444가구) 재건축 이사수요에 따른 강동권 전세난도 일시적 현상으로 끝났다”며 “수도권 대단지와 연립주택 공실물량도 많아 심각한 전세난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