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수도권 분양시장에는 시원한 강 조망권을 갖춘 아파트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 한강이나 청계천 등 수변 아파트들은 조망이 뛰어난 데다 산책로 공원 등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쾌적하고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려는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수변 아파트들은 수요가 많아 하락장에서도 시세가 유지되고 프리미엄(웃돈)을 노리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신규 분양하는 수도권 내 수변 아파트들이 분양가를 주변 시세를 웃돌게 책정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실제로 수변아파트는 가격도 높고 프리미엄도 형성돼 있다. 최근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2009년 10월에 공급한 노량진본동 ‘래미안 트윈파크’ 전용면적 59㎡의 분양가는 4억6000만원대였다.

인근 같은 면적의 ‘한신휴플러스’ 거래가격(3억7000만원)보다 9000만원이나 더 비쌌다. 가격이 높았지만 수변아파트라는 매력 때문에 조기에 분양을 마쳤다. 지난달 말 래미안 트윈파크의 매매가는 최고 5억2000만원으로 프리미엄만 6000만원가량 붙었고 거래도 꾸준한 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양시장이 투자자에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쾌적한 환경과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수변 아파트들이 인기”라며 “분양가가 많이 하락한 수도권 아파트를 구입하면 ‘실수요’와 ‘투자’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환경적인 혜택을 모두 누리면서 3.3㎡당 1000만원대 안팎의 저렴한 분양가를 내세운 아파트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수도권서 하천 주변 아파트 잇단 분양

현대건설과 풍림산업이 서울 시흥동에서 ‘남서울 힐스테이트 아이원’을 분양하고 있다. 남서울 한양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다. 전용면적 59~115㎡ 1764가구로 구성된다. 이 단지는 안양천이 가깝고 관악산도 보인다. 길이 34.8㎞인 안양천은 삼성산에서 발원하는 하천과 백운산에서 흘러나온 학의천 및 군포시를 흐르는 산본천 등의 지류가 안양 석수동에서 합류해 북쪽으로 흐른다. 안양과 서울의 경계에서부터 한강 합류점까지는 국가하천으로 지정돼 있다.

경기 남양주시 퇴계원에서 현대건설이 분양 중인 ‘퇴계원 힐스테이트’(1076가구)는 단지 옆에 용암천이 흐른다. 또 수변공원 등 총 3만3000㎡의 녹지공간이 조성된다. 왕숙천도 인접해 있어 입주민들이 쾌적한 환경을 즐길 수 있다는 평가다. 지상 12~22층 21개동에 전용 84㎡ 756가구와 99㎡ 320가구로 이뤄진다.

쌍용건설은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녹촌리에서 ‘화도 예가’를 이달 분양한다. 천마산 조망이 가능하며 묵현천이 가깝다 이 단지는 14개동 808가구 규모이며 전체의 90%가량이 전용 84㎡ 이하 중소형이다.

◆호수 끼고 있는 분양 단지도 관심

일산호수공원의 1.7배 규모로 개발되는 광교 호수공원(180만㎡) 주변에도 하반기 공급계획이 있다.

현대건설은 다음달 광교신도시 비즈니스파크에서 오피스텔 ‘광교 힐스테이트 시티’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40층에 전용면적 84~145㎡ 559실로 이뤄진다.

대우건설도 광교신도시에 내 ‘광교 푸르지오 월드마크’ 아파트를 분양 중이다. 광교신도시 전체와 호수공원을 내려다 보이는 3면 개방형 설계로 조망권을 강화했다.

서희건설이 경기 수원시 오목천동 일대에 짓는 ‘서희 스타힐스’도 관심이다. 지하 2층, 지상 최고 24층 12개동에 844가구로 구성된다. 분양가는 3.3㎡당 800만원대다. 단지 앞에 호수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롯데건설이 파주에 분양 중인 ‘운정신도시 롯데캐슬’은 단지 남쪽 100m 거리에 57만4000㎡ 규모의 가온 호수공원이 있다. 호수공원 조망권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 이 단지는 지상 18~30층 20개동에 전용 59~126㎡ 1880가구로 구성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조망권은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시세 하락을 막는 안정장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기본적으로 대단지인 데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춰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