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ㆍ미수금 연중최저, 주식활동계좌 2천만개 이하

유럽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증시가 활력을 잃어 월평균 주식 거래대금이 4개월 연속 100조원을 밑돌았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던 투자자들은 외상거래를 뚝 끊었고, 주식활동계좌는 좀처럼 2천만개를 다시 넘지 못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월 상장주식 거래대금(유가증권시장 기준)은 90조457억원으로 4월(99조3천9억원) 이후 4개월째 월평균 거래액이 100조원을 하회했다.

이 금액은 6월에는 81조원까지 떨어졌다.

월평균 주식 거래액이 100조원을 밑돈 것은 2010년 3월(95조원) 이후 올해 4월까지 25개월 만이다.

지난 2007년 5월(106조원) 월 평균 거래액이 100조원선을 넘어 본궤도에 진입한 이후 그동안 월평균 거래액이 100조원 이하에서 유지된 것은 2개월이 가장 길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몰아친 2009년에도 월 평균액이 100조원에 미치지 못한 것은 1월(88조원)과 2월(90조원), 11월(87조원)과 12월(98조원) 정도였다.

코스닥시장에서도 4~7월 월평균 거래대금은 40조원 이하로 떨어졌다.

작년 6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고 멀리서 바라만 보는 것은 유럽 재정위기의 향방을 제대로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주가의 방향성이 뚜렷하면 시장에 뛰어들겠지만 오르락내리락하는 상황에서는 갈피를 잡기 쉽지 않다.

최근 3개월 코스피는 1,760대 후반과 1,990대 중반에서 롤러코스터를 탔다.

작년 8월 유럽 재정위기가 본격화하고 코스피가 곤두박질 칠 때 거래액은 오히려 143조8천18억원로 높았다.

코스피 하락이 확실해 보이자 투자자들은 돈을 빌려서라도 주식을 샀다.

그러나 최근 코스피가 박스권 흐름에서 탈출하지 못하자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일이 크게 줄었다.

이달 6일 신용거래융자 금액은 3조8천78억원으로 연중 최저치에 달했다.

지난달 23일 이후 이 수치는 나날이 바닥을 더 깊이 파고 있다.

신용거래가 크게 줄어들다 보니 외상거래 후 돈을 갚지 못해 발생하는 위탁매매 미수금도 덩달아 연중 최저치 기록을 경신 중이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3일 881억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중 최고치인 지난 5월21일(5천423억원)과 비교하면 16.2% 수준이다.

6일에는 983억원으로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1천억원을 밑돌았다.

주저하는 투자자가 많아지면서 주식거래활동계좌 수도 `정체' 상태다.

지난 5월15일(2천1만개) 2천만개를 돌파한 이후 소폭의 하락세를 보이다가 3개월간 가까이 2천만개를 다시 넘지 못하고 있다.

이달 6일 현재 1천998만개이다.

주식형펀드 설정액도 지난 2월 말 100조3천억원에서 3월 말 98조원으로 떨어진 뒤 7월 말까지 5개월 연속 100조원을 밑돌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코스피가 계속 진폭이 비슷한 곡선만 그리다보니 투자자들이 주저하고 있다"며 "증권사로서는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