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가 쌍용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헐값 매각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된 이번 매각에서 인수·합병(M&A) 시기가 적절한지, 매각 금액은 적당한지에 대해 논란이 적지 않다.

쌍용건설 대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이랜드와 가격조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본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쌍용건설은 2000년대 중반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실적이 악화되면서 자본 확충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대기업 계열 건설사들이 증자를 통해 생존한 반면 쌍용건설은 캠코의 반대로 증자할 수 없었다. 캠코가 대주주 역할을 하기보다 회사 매각에 초점을 뒀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공기업 매각에서는 처음으로 수의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이랜드는 이번에 주당 6000원에 캠코 지분을 인수할 예정이다. 2008년 동국제강이 쌍용건설을 인수하려 했던 금액의 20% 수준이다.

동국제강은 당시 인수금액으로 주당 3만1000원을 제시한 뒤 금액을 조금 낮춰달라고 캠코에 요구하다 협상이 결렬됐다. 이 때문에 “좋은 기회를 놓치고 건설경기가 불황인 이때 굳이 수의계약으로 싸게 파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캠코는 “건설경기가 악화돼 동국제강이 인수를 시도했던 때 가격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쌍용건설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건 매각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헐값매각 주장은 터무니없다는 입장이다.

이랜드가 쌍용건설을 인수한 뒤 제대로 키울 능력이 있는지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랜드 자회사인 이랜드건설은 지난해 매출 976억원에 영업손실 66억원을 기록하는 등 경영상태가 좋지 못하기 때문이했다.

게다가 이랜드로 인수된 뒤 쌍용건설의 강점인 해외 건설인력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