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정민희 씨(34)는 3개월 전 업종대표주펀드에 가입했다. 증시변동성이 커지자 각 업종의 대표종목들만 담는 대표주펀드가 상대적으로 성과가 괜찮을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정씨의 예상은 빗나갔다. 코스피지수 하락률보다 손실폭이 더 컸다. 정씨는 증시가 반등할 경우 업종대표주 반등폭이 더 클 것으로 보고 당분간 펀드를 보유하기로 했다.

◆코스피지수보다 못한 수익률

업종대표주펀드 성과가 시장수익률(코스피 지수)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개월간(4월27일~7월27일) 코스피지수는 7.40% 빠졌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은 -8.19%를 기록했다.

주요 그룹주와 업종 대표주에만 투자하는 업종대표주펀드 성과는 주식형펀드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표적 그룹주펀드인 ‘KB한국대표그룹자C2’(-8.43%) ‘미래에셋5대그룹대표주1A’(-11.18%) ‘신한BNPP3대그룹주플러스자1A1’(-9.78%) 등은 최근 석달 새 8% 넘는 손실을 봤다. 업종대표주펀드인 ‘KB업종대표주1C5’도 -9.11%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들 펀드가 포트폴리오에 담은 주요 종목(4월 말 기준)은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 SK하이닉스 삼성물산 LG디스플레이 등 업종대표주다. 이 중 삼성전자(-10.26%), LG디스플레이(-9.27%), KB금융(-13.75%), 롯데쇼핑(-21.73%), 현대중공업(-21.83%) 등은 지난 석달간 외국인 순매도 영향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펀드 수익률도 좋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1A’와 ‘한국투자삼성그룹리딩플러스1A’는 각각 6.07%, 7.16%의 손실에 그쳐 나름대로 선방했다. 이들이 담고 있는 제일모직(2.0%), GS리테일(7.84%), 현대위아(5.06%) 등의 주가가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상승한 덕분이었다.

◆“급속 회복” vs “차별화 불가피”

유럽 재정위기 완화 기대감으로 최근 우량주들이 큰 폭으로 반등하고 있어 업종대표주펀드 수익률도 개선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부양책이 실시되면 업종대표주펀드는 상반기 스타펀드로 떠올랐던 삼성그룹주펀드의 뒤를 이을 정도의 성과를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현전 한국투신운용 전무는 “‘한국투자삼성그룹리딩플러스’는 삼성그룹 14개 기업과 삼성그룹이 영위하지 않는 14개 리딩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경기민감 종목이 많은 삼성그룹주에 비해 다양한 업종을 추가해 분산투자 효과로 변동성이 작다”며 “장기 성과로 보면 업종대표주펀드가 업종대표주의 경쟁력 강화로 수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에 비해 예전처럼 성과가 크게 개선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우량주들이 과거와 달리 고르게 성장하기보다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 업종별로 차별화가 심해져 수익률 편차가 벌어지고 있다”며 “단기 급락에 따른 반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지속 성장을 나타낼 업종들로 한정해 선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