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1시15분 조별리그 2차전..이겨야 8강 진출 가능성 커져

올림픽 사상 첫 메달 획득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조별리그 1차전 무승부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2차전 상대인 스위스 사냥을 위한 총력전을 펼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30일 오전 1시15분 영국 코번트리의 시티 오브 코번트리 스타디움에서 스위스와 런던올림픽 조별리그 B조 2차전을 치른다.

멕시코와의 1차전에서 득점 없이 비긴 대표팀은 스위스를 꺾어야 메달 획득의 첫 디딤돌이 될 8강 진출에 바짝 다가설 수 있다.

현재 B조는 1차전을 치른 결과 한국, 스위스, 멕시코, 가봉이 모두 1무를 기록해 우열을 가리기 어렵게 됐다.

다만 스위스와 가봉은 1골씩 주고받아 득점에서만 한국과 멕시코를 앞서고 있다.

이에 따라 '죽음의 조'로 변한 B조는 조별리그 3차전 최종전까지 치러야만 8강 진출팀을 결정하게 됐다.

한국은 멕시코와의 1차전에서 수비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공격에서 아쉬움을 남긴 만큼 스위스전까지 세밀한 패스를 살리고 세트 피스의 위력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뒷공간을 노려라 = 한국의 조별리그 2차전 상대인 스위스는 가봉과의 1차전에서 조직력을 앞세운 강한 압박 능력을 보여줬다.

특히 왼쪽 측면 날개인 인노센트 에메가라(로리앙)는 수비수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능력이 뛰어나 대표팀 포백(4-back) 수비진이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공격에 비해 수비는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특히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패스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중앙 수비수인 올리버 부프(취리히)는 경고 2장을 받아들어 2차전 출전 정지를 당했다.

이 때문에 한국은 김보경(세레소 오사카)-남태희(레퀴야) 좌우 날개의 빠른 돌파와 윤석영(전남)-김창수(부산) 좌우 풀백의 활발한 오버래핑이 스위스 격파의 해법으로 떠올랐다.

◇박주영 대안을 찾아라 = 최근 두 차례 평가전에서 연속골을 터트린 박주영(아스널)은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활기찬 몸놀림을 보여주지 못해 후반 30분 백성동(주빌로 이와타)과 교체됐다.

홍 감독은 박주영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데다 경기 종료 15분을 남기고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는 전략에 따라 박주영을 빼고 백성동을 투입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했다.

여기서 대표팀의 고민이 시작된다.

홍 감독은 뉴질랜드와의 평가전부터 사실상 올림픽 조별리그에 대비한 베스트 11을 가동했다.

다행스럽게 베스트 11 선수들이 최고의 몸 상태를 보여줬고, 박주영은 두 경기 연속골을 넣어 '와일드카드'로서의 책임을 다했다.

하지만 정작 실전인 멕시코와 첫 경기에서 박주영은 무거운 몸놀림을 보이며 두 차례의 프리킥 기회마저 살리지 못했다.

박주영을 대신해 투입된 백성동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 막판에 교체로 들어간 지동원(선덜랜드)은 중앙선 부근에서 볼을 빼앗겨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확실한 조커가 마땅하지 않은 상황에서 홍 감독으로선 박주영의 대안을 찾고 후반전의 경기 흐름을 주도할 전술을 마련하는 게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세트 피스 득점력을 높여라 = 한국은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무려 11개의 코너킥과 8개의 프리킥을 얻었지만 득점으로 연결하는 데 실패했다.

특히 페널티지역 부근에서 얻은 두 차례 프리킥은 모두 수비벽에 걸려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코너킥 역시 번번이 상대 공격수의 머리에 먼저 걸리기 일쑤였다.

멕시코전에 선발로 나선 대표팀 선수들의 평균 신장은 182㎝에 달한다.

멕시코 선수들의 평균신장이 178㎝인 점을 고려하면 세트 피스 상황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스위스의 1차전 출전 선수들은 평균 신장이 183㎝로 한국 선수들보다 높이에서 다소나마 우위를 보였다.

따라서 우리 선수들은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세트 피스 상황이 오면 몸싸움을 하면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런던=연합뉴스)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