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 원평리마을은 주변에 북한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서울에서는 승용차로 2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도시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전원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마을 뒤편에 1468m의 화악산, 앞쪽에 북한강과 춘천호를 끼고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마을이어서 마을 입구에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강원도를 대표하는 농촌 체험학습장

춘천호는 마을의 최대 자랑이다. 여름에는 낚시터가 되고, 겨울이면 넓은 썰매장과 빙어낚시를 즐길 수 있다. 주민들도 자연을 그대로 보전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 우렁이 농법 등 친환경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 이유다.

아름다운 마을이지만 역사적으로는 많은 사연을 겪었다. 해방 이후 분단의 상흔인 옛 ‘38선’이 마을을 관통한다. 한국전쟁 당시 38선 위쪽과 아래쪽이 남북으로 나뉘면서 주민들을 갈라놨다. 전쟁이 끝난 뒤 휴전선이 38선보다 위쪽에 그어지면서 갈라진 주민들이 다시 만날 수 있었다. 1960년대에는 춘천댐이 만들어지면서 수몰 지역이 생겨나는 아픔도 겪었다.

조용하던 마을이 도시민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농촌마을진흥사업 차원에서 팜스테이 프로그램이 만들어졌고 가까운 북한강과 춘천호는 천혜의 자원이 됐다.

이제는 강원도의 대표적 팜스테이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매년 1만5000명가량이 찾는 대표적 농촌 체험학습장으로 탈바꿈했다. 여름과 겨울방학이면 사람들로 마을 안이 가득 찬다.


◆올챙이국수 만들어 보셨나요

봄에는 모심기 체험을 시작으로 다양한 행사가 온가족의 흥미를 끈다. 친환경 오리쌀을 재배하기 위해 오리를 논에 풀어 놓는 ‘오리농군 일터보내기’ 행사는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산나물 채취도 색다른 체험이다. 마을을 산책하면서 산나물을 찾고 산나물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장 담그기, 야생화 관찰, 고구마 심기 등도 체험할 수 있다.

여름에는 감자수확 체험, 옥수수와 토마토 따기, 올챙이국수 만들기, 물놀이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이 중 올챙이국수 만들기가 특히 인기가 높다. 옥수수가루와 메밀가루를 반죽한 뒤 국수틀을 이용해 면을 뽑아 직접 냉수에 헹구면 올챙이 모양의 재미있는 면발이 만들어진다. 양념장을 넣어 맛을 보는데 도시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독특한 향이 입맛을 자극한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면 곡식 수확 행사가 펼쳐진다. 마을에 널린 밤과 잣을 줍고 땅콩과 고구마를 캐면서 수확의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유기농으로 생산한 콩을 수확해 재래식 된장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이곳에서 만드는 전통 손두부는 맛이 담백하고 고소하다.

겨울에도 움츠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춘천호가 꽁꽁 얼면 빙어낚시와 얼음썰매를 즐기는 사람들로 마을이 북적거린다.

역사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짚공예 체험과 떡메치기는 도시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추억을 선물한다. 짚공예 체험은 볏짚을 이용해 바구니와 짚신 등 여러 가지 작품을 만들어보는 시간이다. 가족뿐 아니라 유치원과 학생들의 체험 활동으로도 좋다. 연중 진행하는 떡메치기는 우리 쌀을 이용해 건강한 음식을 만드는 행사다.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당일 체험 프로그램은 오전에 마을에 도착해 새끼꼬기, 두부 만들기, 인절미 만들기 등 전통체험을 한 뒤 점심을 먹는다. 이어 농사 체험과 맨손 송어잡기 등 물놀이를 즐기고 나면 한나절이 지난다. 1박2일 체험 프로그램은 하루 일과를 모닥불 체험과 다과회로 마무리한 뒤 이튿날 다양한 전통놀이를 체험하는 일정으로 짜여진다.

◆예술과 문화의 도시 춘천도 즐기고

마을 주민들은 올챙이국수부터 재래식 된장 만들기, 떡메치기 체험 등 다양한 먹거리 사업에 특히 신경을 쓴다. 현대인들의 입맛이 인스턴트 식품에 길들여져 여러 병을 유발하고 있는 만큼 건강 음식 체험이 필수적이란 생각에서다.

원평리마을은 친환경 농작물 재배 지역이다. 무농약으로 재배한 건강한 농작물로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한다. 화악산 계곡과 춘천호가 만나는 지점이라 어족 자원도 풍부하다. 민물고기 매운탕이 일품이다. 우렁이 농법으로 재배한 친환경쌀은 이 지역의 특산품이기도 하다. 전통 재래식 된장과 고추장, 방울토마토, 옥수수, 감자 등도 마을의 자랑거리다.

주변 관광지로는 집다리골 자연휴양림과 구봉산 등이 있다. 춘천은 문화 예술의 중심지로 애니메이션 박물관, 춘천인형극장이 있다. 해마다 국제인형극제, 국제마임페스티벌, 닭갈비·막국수 축제 등 각종 행사를 통해 관광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인근 지역의 축제 일정도 확인한 뒤 가보는 것이 좋다. 쪽배 축제는 청정 지역의 깨끗한 물에서 펼쳐지는 창작배 행사다. 참가자가 직접 설계한 배로 사람의 동력만을 이용해 물길을 건넌다. 근처 화천에서 한겨울마다 벌어지는 산천어축제도 도시민들에게는 특별한 체험이 된다.

◆찾아 가는 길

춘천~서울 고속도로를 타면 서울에서 1시간40분 정도 걸린다. 5번 국도가 마을을 통과해 외지에서도 빠르게 찾아올 수 있다.

○시외버스 이용시:춘천시 버스터미널-39번 시내버스-원평농촌체험마을

○자가용 이용시:서울 경춘고속도로 또는 56번, 5번 국도-춘천시-춘천댐-화천 방향-원평농촌체험마을

문의:010-8369-3431(김미영 부대표)

홈페이지:http://www.wonpyeong.net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