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옛 계열사 인수하라고 파업하다니 ….’

한라그룹 계열의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 업체인 만도가 지난달 14일 이후 한 달 넘게 진행 중인 노동조합(전국금속노동조합 만도지부)의 특근 및 잔업 거부 등 불법 파업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만도 노조는 27일 전면 파업을 예고해 자동차업계에까지 충격이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만도는 현대·기아자동차와 쌍용차에 브레이크와 조향장치 등 핵심 부품을 45~100% 공급하고 있다.

노조는 근로조건 개선과 상관 없는 협력사 ‘깁스코리아 인수’ 조건을 내걸고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옛 만도기계(현 만도) 원주사업부 소속이던 깁스코리아(알루미늄 주조품 생산)는 1999년 미국 깁스사에 팔렸다가 지난 5월 파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라그룹은 25일 만도 노조의 파업에 대해 “목적상 정당성뿐만 아니라 절차적 적법성도 없는 명백한 불법 파업”이라며 “정부는 불법 행위 주동 및 가담자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해 자동차산업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총은 김창한 만도 노조위원장이 노동계 내 입지를 다지기 위해 금속노조 1차 파업(7월13일) 때보다 한 달 먼저 투쟁을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남용우 경총 노사대책본부장은 “만도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을 신청한 6월18일 이전인 6월14일부터 통상적인 잔업 및 특근 거부에 돌입해 쟁의행위의 절차적 요건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그는 “수년간 적자가 누적돼 파산한 깁스코리아 인수를 요구하는 것은 만도 조합원들의 근로조건 향상과 전혀 상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만도는 ‘2사 1노조’로 깁스코리아는 만도지부 소속의 지회다.

경총과 한라는 “만도는 기능직 근로자 평균 연봉이 9000만원을 웃돈다”며 “그런데도 근로조건과 무관한 깁스코리아 인수 등 불법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파업을 벌여 회사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생산직 연봉 9000만원 '귀족노조' 파업…車업계 "불똥 튈라" 긴장

만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이 회사의 기능직 평균 연봉(복지비용 제외한 급여 총액)은 9072만원에 이른다. 회사 측은 “유류지원비 학자금 의료비 등 각종 복지비까지 합치면 평균 9468만원 수준”이라며 “1억원 이상을 받는 기능직 근로자도 전체의 18.4%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만도 노조는 깁스코리아 인수 외에도 △평택공장(브레이크 사업본부) 외주화 철회 △노조 요구시 창구 단일화 절차 없이 개별 교섭 진행 △불이익 변경(근로자에 불리한 변경) 여부와 관계없이 노조와 협의를 거치지 않은 취업규칙 개정 무효 등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라 측은 “평택공장의 일부 저부가가치 라인의 외주화는 노조 평택지회와 구두로 합의했고 노조원들의 고용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데도 노조가 원상 회복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창구 단일화 절차는 복수노조가 허용되면서 반드시 거치도록 법에 규정돼 있고 취업규칙 변경(근로자에 불이익이 없는 이익 변경)은 근로기준법상 노조의 동의나 협의가 필요 없다.

만도 노조가 27일 전면 파업을 강행하면 국내 자동차산업 전반에 불똥이 튈 수 있다. 한라 관계자는 “관리직 등으로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있지만 재고 물량이 이틀치 이하로 떨어져 파업이 장기화하면 완성차업계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조의 특근 및 잔업 거부로 만도는 지난 23일까지 1057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연구·영업·일반 사무직이 생산 현장에 투입돼 연구·개발과 사무 업무, 국내 영업 활동이 마비됐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10일부터 23일까지 현장에 투입된 사무직 인원은 하루 평균 892명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만도는 한국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로 국내 자동차산업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며 “귀족노조의 배부른 파업”이라고 지적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


[금속노조 만도지부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


본 인터넷 신문은 지난 7월 25일 자 종합면「만도 노조의 ‘황당한 파업’」제목의 기사에서, “만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기능직 평균 연봉은 9,072만 원에 이르며, 경총은 김창한 만도 노조위원장이 노동계 내 입지를 다지기 위해 금속노조 1차 파업 때보다 한 달 먼저 투쟁을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노동조합의 정확한 명칭은 ‘만도’노조가 아니라 ‘전국금속노동조합 만도지부’이며, 금속노조 만도지부 조합원들의 평균 연봉은 9천만 원에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돼 이를 바로잡습니다. 한편 금속노조 만도지부는 “시간외 근로수당을 제외한 연봉 평균이 4천 9백여 만 원, 연 2천 8백 시간이 넘는 근로 후 지급되는 급여 및 기타 제 수당을 모두 포함한 평균 연봉은 7천 6백여 만 원이다”라고 밝혀왔습니다. 또한 금속노조 만도지부는 “금속노조 각 사업장 상황에 따라 쟁의행위 시점을 달리한 것일 뿐, 만도지부 투쟁 시점과 김창한 지부장 개인 이해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