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1회 한국발 모바일 메신저, '아시아 IT시대' 연다
2회 15억 전쟁터 뛰어든 한국 소프트웨어
3회 '네 라인을 아느냐' 우리가 몰랐던 라인의 일본 점령기
4회 카톡 vs 라인, 2라운드 무대는 '일본'
5회 日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손에 쥔 두 남자
6회 한국 업체, 만리장성 넘어야 산다
7회 한중일 모바일 통일, "연합전선 필요하다"
[한중일 '15억 모바일 메신저' 삼국지] <4> 카톡 vs 라인, 2라운드 대결 무대는 '일본'
무료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과 '라인'은 NHN 공동창업자간 자존심 싸움이기도 하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46)은 2007년 NHN을 떠나 카카오톡을 만들었다. 카카오톡이 한국 시장에서 '국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자리잡을 동안 또 다른 창업자인 이해진 NHN CSO(최고전략책임자·46)는 라인 개발을 이끌었다.

NHN의 일본법인 NHN재팬에서 개발한 라인은 처음부터 일본 시장이 주요 타깃이었다. 라인은 지난해 6월 일본에서 출시된 후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김 범수 의장은 카카오톡의 일본 진출을 서둘러 지난해 7월 일본 법인인 카카오재팬을 세웠다.

1라운드는 승자 없이 끝났다. 한국에선 카카오톡이, 일본에선 라인이 승기를 잡았다. 라인과 카카오톡의 2라운드는 올 하반기 일본에서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톡의 차기 서비스로 알려진 '플러스 채팅'(가제) 개발을 카카오재팬이 주도한다. NHN재팬 역시 이달 3일 도쿄 시부야 히카에리홀에서 라인의 플랫폼 서비스인 '라인 채널'을 발표했다.

카카오톡과 라인의 1라운드는 '채팅' 기능 위주의 서비스로 내용이 비슷했다. 하지만 2라운드부터 가는 길이 갈렸다.

카카오톡의 플러스 채팅은 기존 채팅 기능의 심화 버전이다. 카카오톡의 대화창에 다양한 앱을 실어 채팅 기능을 강화해주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채팅을 하던 중 채팅창을 옆으로 밀면 사다리타기 또는 주사위던지기 게임이 등장하는 식이다.

대화창과 앱이 직접적으로 연계되며 주로 대화의 즐거움을 더해줄 수 있는 기능의 앱이 추가될 계획이다. 탑재 예정인 앱의 수는 30여 개. 다음달 말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카카오재팬은 친구로 등록된 사람 중 소수 지인만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주고 받는 사실에 주목했다. '넓은 관계'가 아닌 '깊은 관계'에 초점을 두고 이들 지인과 더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도구를 마련한 것이다.

박차진 카카오재팬 대표는 플러스 채팅과 관련, "카카오톡 이상의 파괴력을 보이는 서비스로 만들겠다" 며 "커뮤니케이션의 깊이를 더해 주고, 관계에 부가가치를 줄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 강적인 라인을 이기려면 '더 빠르다' '더 재밌다' 식으론 상대가 되지 않는다" 며 "우리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재팬은 올 하반기 일본에서 TV광고를 통해 새 서비스를 홍보할 예정이다.

'라인 채널'은 모바일 메신저 버전의 '포털 사이트'라고 보면 된다. 라인을 통해 게임, 영화, 쿠폰, 운세, 음원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즐기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달 초 NHN재팬과 손을 잡고 라인에 콘텐츠를 제공할 파트너사는 500여 곳으로 확정됐다. 출판사 고단샤를 비롯해 게임 회사, 구인 회사 등 일본의 유명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다.

또 라인 내에서 개인 블로그처럼 운영할 수 있는 '마이홈' 기능도 추가했다. 마이홈은 글, 사진, 동영상 등을 자신만의 페이지에 올릴 수 있는 기능. 라인 채널 서비스는 일본 시장에 먼저 적용한 뒤 단계적으로 국내 및 세계 시장에 확대할 계획이다.

마스다 준 NHN재팬 사업전략실장은 "올 하반기 일본시장에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전쟁이 치열해질 것" 이라며 "라인, 카카오톡뿐 아니라 비슷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선보이는 일본 업체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이지현(도쿄)ㆍ강지연(베이징)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