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서 골프도 양“올림픽에서 골프도 양궁처럼 한국선수들끼리 금·은·동메달을 싹쓸이할 수 있습니다.”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이 16일 런던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016년 브라질올림픽 정식종목인 골프의 출전 기준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박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국제골프연맹에 남녀 60명씩 출전하는 방안을 전했다”며 “국제골프연맹은 남녀 월드랭킹 기준으로 상위 15명까지 국적에 관계 없이 출전권을 주고, 나머지 45명은 국가별로 2명씩 출전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 방안이 확정된다면 한국 선수들이 상위권에 포진한 여자골프의 경우 우리 선수가 최대 8명까지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예전에 양궁처럼 골프도 한국선수끼리 금·은·동을 놓고 다투는 장면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얘기했다.

국제골프연맹은 올림픽 골프의 흥행을 위해 프로선수의 출전이 필수적인 것으로 판단, 이 같은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런던올림픽을 이용하려는 기업들의 앰부시마케팅(공식스폰서가 아니면서 올림픽 등 중요 행사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행위)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올림픽을 위해 피땀 흘리는 선수들에게 한푼도 지원하지 않았던 한 기업이 자사 광고에 올림픽이란 문구를 썼더라”며 “한 해 몇 십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이라면 기본 상도의를 지켜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런던올림픽에선 앰부시마케팅을 하는 기업을 강력하게 제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최근 올림픽을 광고에 활용해 대한체육회로부터 지적을 받고 수정한 LG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IOC 규정에 따르면 IOC 후원사나 대한체육회의 승인을 받은 기업만 ‘올림픽’ ‘올림피아드’ ‘2012 런던’이란 문구와 올림픽 마스코트, 엠블렘 등을 광고에 쓸 수 있다. 선수들도 올림픽 개막 9일 전부터 폐막 후 3일까지는 이들 기업을 제외한 다른 기업의 광고에 출연해선 안된다. 이를 어긴 기업에 대해서는 IOC가 대한체육회와 공동으로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이 규정을 위반한 선수는 선수 자격과 메달을 박탈당한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올림픽 준비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고 분위기에만 편승하려는 기업들의 앰부시마케팅을 제재하는 것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준비를 위해서도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유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박 회장은 “그동안 세계태권도연맹이 태권도 세계화를 위해 많이 노력했다”며 “사무총장을 스위스인으로 임명하고 경기위원장, 심판위원장도 외국인을 영입해 세계인의 태권도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또 “전자호구를 도입해 판정의 공정성을 높였다”며 “런던올림픽을 제대로 치러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