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실질 수익률 4~5%…세금·공실률 꼼꼼히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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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투자 열풍
수익률 따져보니 서울 평균 수익률 5%대
분양가 오르고 공급 늘어…임대료는 되레 하락 추세
중개수수료·세금도 부담, 공실률·지역 따져봐야
수익률 따져보니 서울 평균 수익률 5%대
분양가 오르고 공급 늘어…임대료는 되레 하락 추세
중개수수료·세금도 부담, 공실률·지역 따져봐야
지난해 10월 주부 이모씨(35)는 서울 신촌 인근에서 계약면적 51㎡ 오피스텔을 2억700여만원에 분양받았다. “요즘은 월세 수익 받는 것이 대세”라는 친구들의 권유로 난생 처음 오피스텔에 투자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슬그머니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이씨가 분양받은 오피스텔 주변으로 잇따라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이 들어설 예정인 데다 너무 비싸게 주고 산 것은 아닌지 뒤늦은 근심이 생겨서다.
이씨는 “당초 세탁기 등 필수 옵션이 잘 돼 있어 월세 100만원(연 수익률 6%대)은 너끈히 받을 수 있다는 말만 믿고 오피스텔을 샀다”며 “2013년 이후 인근에 새 오피스텔 1000여실이 들어서 월세 85만~90만원 이상 받는 게 어려울 것 같다”고 우려했다.
지난해부터 대표적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오피스텔은 1억~2억원의 비교적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한 데다 각종 세제지원까지 더해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공급량이 늘고 분양가도 높게 책정되면서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을 얻기 어려운 곳도 생겨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투자금액의 적정성 등을 따져 오피스텔 투자의 ‘상투’를 잡는 것은 아닌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피스텔 실질 수익률 ‘4~5%대’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의 투자 기대수익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0년 6.2%이던 전국 오피스텔 연평균 수익률은 올해 6월 말 5%대로 내려앉았다. 특히 지난 1년간 오피스텔 공급이 집중됐던 서울은 5.7%에서 5.5%로, 경기는 6.3%에서 6%로 낮아졌다.
5~6%대 수익률은 세금 등을 납부하기 이전의 수치라 투자자가 손에 쥐는 실질 임대수익은 여기서 최소 0.5%포인트는 더 하락한다. 세금과 각종 수수료, 높은 매매가, 공실 등을 고려하면 실질 임대수익률은 4~5%대로 낮아지는 셈이다.
구별로는 송파구가 4.8%에 그친다. 강남구는 5.2%, 서초구는 5.3% 수준이다. 서울 용산구와 성남 분당구도 각각 4.4%와 4.9%로 낮다. 용산구 한강로2가에 있는 B오피스텔(전용면적 30㎡)과 분당구 정자동 D오피스텔(전용면적 27㎡)의 매매가격은 각각 2억1500만원과 2억2500만원이지만 월세는 77만원 수준이어서 수익률이 4%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반면 고양시 일산 서구(7.4%), 서울 금천구(6.6%)와 관악구(6.1%), 일산 동구(6.1%), 서울 중구(5.9%)와 구로구(5.7%)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오피스텔 매매가와 분양가는 크게 오른 반면 공급량이 급증하면서 임대료는 오히려 떨어지거나 답보 상태를 유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이 최저 5%대는 돼야 은행 금리와 비교할 때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3.64%, 지난 9일 기준으로 CD 금리는 3.54%다. 조성근 부동산114 연구원은 “오피스텔 투자의 경우 중개수수료나 취득세 등 매입 부대비용과 공실에 따른 손실 등을 감안하면 최소한 5%대 수익률이 나와야 은행 이자보다 낫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수료·세금 등 비용 파악 필수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을 잘 따져보려면 세제 혜택과 수수료 등도 꼼꼼히 파악해야 한다. 일단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용도가 업무시설이기 때문에 임대주택사업자등록을 해도 중개수수료는 일반 주택보다 높다. 보증금 1000만원에 매월 75만원의 월세 계약이라면 오피스텔 중개수수료는 76만원 정도로 일반 주택 중개료보다 최대 46만원까지 비싸다. 관행적으로 100만원씩 받는 중개업소도 많다. 매번 임차인이 바뀔 때마다 이 같은 높은 중개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일반 임대사업자’와 ‘주택 임대사업자’ 중 어느 쪽으로 임대사업을 등록할 것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건설사로부터 최초 분양받은 새 오피스텔이라면 ‘주택 임대사업자’(의무 임대기간 5년)로 등록하면 취득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전용면적 60㎡ 이하는 취득세가 100% 면제되고 60~85㎡ 이하는 25% 감면받는다.
임차인이 사무실 용도 등으로 사용하고 주민등록을 옮겨 오지 않는다면 ‘일반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게 유리하다. 이 경우 건축비의 10%에 해당하는 부가세를 전액 환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억원짜리 오피스텔이라면 약 800만원대다. 그러나 10년간 오피스텔을 업무용으로 임대한다는 의미여서 이 기간을 채우지 못하거나 중간에 주거용 임대로 전환하면 남은 기간 6개월당 5%의 부가세를 추징당한다. 또 이와는 별개로 6개월에 한 번씩 임대료의 10%인 부가세를 신고하고 임차인에게 납부토록 하거나 임대사업자가 직접 내야 한다.
김규섭 세무법인 새길 상임고문은 “국민주택 규모의 주택을 임차한 무주택 가구주 근로자로 연간 총급여 5000만원 이하이면 월세 지출액의 40%, 연간 300만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볼 수 있다”며 “증빙서류를 요구하는 월세인들이 늘고 있어 오피스텔 소유주는 반드시 임대사업자등록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지역과 임차인 특성 고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을 구입할 때 투자지역과 임차인의 특성을 잘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투자 목적에 따라 알맞은 오피스텔 상품을 골라야 한다.
공실률을 가급적 낮추고 높은 월세를 받길 원한다면 서울 강남권 등 직장인 수요가 풍부한 곳이 좋다. 강남지역은 월 임대료 수준이 33㎡에 90만원 안팎으로 높은 편이다. 다만 오피스텔 매입가나 분양가도 상대적으로 비싸 2억원을 초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1억~2억원대에서 투자하고 싶다면 신촌 영등포 여의도 등 서울 도심, 서울 구로·성북 등 대학가와 업무 밀집 지역인 성남 분당 등이 좋다. 서울 변두리나 외곽 도시라도 지하철역과 가깝고 광역 교통망이 편리한 역세권은 출퇴근이 편리해 배후수요가 두텁다. 신분당선이나 서울지하철 9호선 연장선 주변 지역을 살펴볼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이씨는 “당초 세탁기 등 필수 옵션이 잘 돼 있어 월세 100만원(연 수익률 6%대)은 너끈히 받을 수 있다는 말만 믿고 오피스텔을 샀다”며 “2013년 이후 인근에 새 오피스텔 1000여실이 들어서 월세 85만~90만원 이상 받는 게 어려울 것 같다”고 우려했다.
지난해부터 대표적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오피스텔은 1억~2억원의 비교적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한 데다 각종 세제지원까지 더해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공급량이 늘고 분양가도 높게 책정되면서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을 얻기 어려운 곳도 생겨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투자금액의 적정성 등을 따져 오피스텔 투자의 ‘상투’를 잡는 것은 아닌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피스텔 실질 수익률 ‘4~5%대’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의 투자 기대수익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0년 6.2%이던 전국 오피스텔 연평균 수익률은 올해 6월 말 5%대로 내려앉았다. 특히 지난 1년간 오피스텔 공급이 집중됐던 서울은 5.7%에서 5.5%로, 경기는 6.3%에서 6%로 낮아졌다.
5~6%대 수익률은 세금 등을 납부하기 이전의 수치라 투자자가 손에 쥐는 실질 임대수익은 여기서 최소 0.5%포인트는 더 하락한다. 세금과 각종 수수료, 높은 매매가, 공실 등을 고려하면 실질 임대수익률은 4~5%대로 낮아지는 셈이다.
구별로는 송파구가 4.8%에 그친다. 강남구는 5.2%, 서초구는 5.3% 수준이다. 서울 용산구와 성남 분당구도 각각 4.4%와 4.9%로 낮다. 용산구 한강로2가에 있는 B오피스텔(전용면적 30㎡)과 분당구 정자동 D오피스텔(전용면적 27㎡)의 매매가격은 각각 2억1500만원과 2억2500만원이지만 월세는 77만원 수준이어서 수익률이 4%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반면 고양시 일산 서구(7.4%), 서울 금천구(6.6%)와 관악구(6.1%), 일산 동구(6.1%), 서울 중구(5.9%)와 구로구(5.7%)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오피스텔 매매가와 분양가는 크게 오른 반면 공급량이 급증하면서 임대료는 오히려 떨어지거나 답보 상태를 유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이 최저 5%대는 돼야 은행 금리와 비교할 때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3.64%, 지난 9일 기준으로 CD 금리는 3.54%다. 조성근 부동산114 연구원은 “오피스텔 투자의 경우 중개수수료나 취득세 등 매입 부대비용과 공실에 따른 손실 등을 감안하면 최소한 5%대 수익률이 나와야 은행 이자보다 낫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수료·세금 등 비용 파악 필수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을 잘 따져보려면 세제 혜택과 수수료 등도 꼼꼼히 파악해야 한다. 일단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용도가 업무시설이기 때문에 임대주택사업자등록을 해도 중개수수료는 일반 주택보다 높다. 보증금 1000만원에 매월 75만원의 월세 계약이라면 오피스텔 중개수수료는 76만원 정도로 일반 주택 중개료보다 최대 46만원까지 비싸다. 관행적으로 100만원씩 받는 중개업소도 많다. 매번 임차인이 바뀔 때마다 이 같은 높은 중개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일반 임대사업자’와 ‘주택 임대사업자’ 중 어느 쪽으로 임대사업을 등록할 것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건설사로부터 최초 분양받은 새 오피스텔이라면 ‘주택 임대사업자’(의무 임대기간 5년)로 등록하면 취득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전용면적 60㎡ 이하는 취득세가 100% 면제되고 60~85㎡ 이하는 25% 감면받는다.
임차인이 사무실 용도 등으로 사용하고 주민등록을 옮겨 오지 않는다면 ‘일반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게 유리하다. 이 경우 건축비의 10%에 해당하는 부가세를 전액 환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억원짜리 오피스텔이라면 약 800만원대다. 그러나 10년간 오피스텔을 업무용으로 임대한다는 의미여서 이 기간을 채우지 못하거나 중간에 주거용 임대로 전환하면 남은 기간 6개월당 5%의 부가세를 추징당한다. 또 이와는 별개로 6개월에 한 번씩 임대료의 10%인 부가세를 신고하고 임차인에게 납부토록 하거나 임대사업자가 직접 내야 한다.
김규섭 세무법인 새길 상임고문은 “국민주택 규모의 주택을 임차한 무주택 가구주 근로자로 연간 총급여 5000만원 이하이면 월세 지출액의 40%, 연간 300만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볼 수 있다”며 “증빙서류를 요구하는 월세인들이 늘고 있어 오피스텔 소유주는 반드시 임대사업자등록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지역과 임차인 특성 고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을 구입할 때 투자지역과 임차인의 특성을 잘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투자 목적에 따라 알맞은 오피스텔 상품을 골라야 한다.
공실률을 가급적 낮추고 높은 월세를 받길 원한다면 서울 강남권 등 직장인 수요가 풍부한 곳이 좋다. 강남지역은 월 임대료 수준이 33㎡에 90만원 안팎으로 높은 편이다. 다만 오피스텔 매입가나 분양가도 상대적으로 비싸 2억원을 초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1억~2억원대에서 투자하고 싶다면 신촌 영등포 여의도 등 서울 도심, 서울 구로·성북 등 대학가와 업무 밀집 지역인 성남 분당 등이 좋다. 서울 변두리나 외곽 도시라도 지하철역과 가깝고 광역 교통망이 편리한 역세권은 출퇴근이 편리해 배후수요가 두텁다. 신분당선이나 서울지하철 9호선 연장선 주변 지역을 살펴볼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