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매월 '꼬박꼬박'…오피스텔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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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시세차익' 옛말…'임대수익' 이 대세
1~2인가구 급증에 월세시장 커져
아파트 맞먹는 대단지도…편의시설 대폭 강화
1~2인가구 급증에 월세시장 커져
아파트 맞먹는 대단지도…편의시설 대폭 강화
‘28 대 1(서울 역삼동 효성인텔리안더퍼스트), 45 대 1(잠실아이파크), 66 대 1(세종시 2차 푸르지오시티)….’
올 들어 분양한 주요 오피스텔의 평균 청약 경쟁률이다. 10 대 1 정도는 너무 흔해 주목받지 못할 정도다. 대우건설이 지난달 분양한 ‘해운대 푸르지오 시티’의 일부 물량은 2043 대 1이라는 경이적인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피스텔 전성시대다. 푸대접을 받고 있는 아파트와 달리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이끄는 대표 상품의 지위를 굳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깃발만 꽂으면 분양에 문제가 없어 건설사마다 오피스텔 공급에 여념이 없다. 오피스텔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세차익 시대 가고 임대수익 시대 왔다
‘때를 잘 만났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로 꼽힌다. “시대가 오피스텔을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다. 2008년 미국의 4대 투자은행이던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몰아닥친 자산시장의 붕괴는 국내 부동산 시장에도 혹독한 빙하기를 안겼다. 영원할 것만 같던 아파트 불패신화가 마침내 저문 것이다. ‘시세차익’ 시대의 종언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다.
빈자리를 메우며 새롭게 등장한 가치는 ‘임대수익’이다. 부동산 운용수익이 절대 가치로 등장했다. 이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상품이 오피스텔이다. 최근 들어서는 1000실이 넘는 대규모 단지에 커뮤니티 시설, 조경 등을 설치하는 등 아파트를 닮은 오피스텔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오피스텔과 더불어 수익형 상품으로 쌍벽을 이루는 도시형 생활주택 분양 시장의 열기도 여전하다.
장기간의 저금리 기조는 운용수익에 대한 매력을 더욱 부각시키는 요인이다. 은행에 돈을 넣어두는 것보다 오피스텔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유리해서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 분석에 따르면 통상 강남권의 경우 4~5%, 도심권은 5~6%, 수도권은 6~7% 선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정부도 임대사업 활성화를 위해 오피스텔을 대상으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전용면적 60㎡ 이하 신규 분양 대상 오피스텔의 경우 취득세는 100%, 재산세는 50% 감면해준다.
○인구구조 변화…임차인 늘어
두 번째 큰 이유는 부동산 시장과 관련된 수요층의 변화를 들 수 있다. 1~2인 가구가 급격히 늘고 있는 데다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매매시장보다 임대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1~2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절반에 가까운 48.2%다.
1~2인 가구는 집을 사려 하지 않고 임대주택에 머무는 경향이 강하고, 고령층은 이 같은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안정된 월세를 선호하게 마련이다.
전후(戰後) 세대인 1955~1963년생을 일컫는 ‘베이비부머’들이 잇따라 은퇴하면서 임대시장 규모는 더욱 커지는 추세다. 줄잡아 700만명으로 추산되는 이들은 대거 임대시장에 뛰어들 태세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음식점 등 자영업 시장에 잘못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볼 수 있어 베이비부머들이 큰 노하우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월세형 부동산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임대시장이 커지는 것은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없기 때문에 나타난 측면이 강하다. 이는 또 경기 침체를 반영하는 단면이기도 하다. 청년실업과 경기 침체로 소득 증가가 멈추면서 주택을 구매할 능력이 떨어지는 이들이 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변화 때문이 아니라 집을 사지 못해 불가피하게 월세로 돌아선 수요가 상당하다는 얘기다. 나비에셋의 곽창석 대표는 “20~30대도 집을 가지고는 싶어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해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이 임대시장에 계속 머물면서 오피스텔 임대 수요층이 두터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 과잉·고분양가 주의해야
오피스텔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임대수익률에 대한 환상도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무턱대고 임대료를 올릴 수 없는 ‘가격 상한선’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적정 수익률을 기대하려면 초기 투자비용(매수금액)이 낮아야 한다. 문제는 오피스텔에 대한 청약 열풍으로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는 건설업체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오피스텔의 전용률은 통상 50% 안팎으로 아파트(70~80%)에 비해 훨씬 작다. 전용면적 대비 분양가는 이미 아파트를 앞지른 상태여서 완공 후 실제 임대수익률은 예상을 밑도는 곳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함 실장은 “브랜드나 입지 여건만 보고 청약하는 과열 양상이 나타나곤 한다”며 “실제 적정 가격인지 따져봐야 준공 무렵에 낭패를 보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오피스텔은 지난해 3만실에 이어 올해도 4만실 이상이 분양될 전망이다. 경쟁 상품인 도시형 생활주택은 매년 10만가구가량 쏟아지는 추세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주택 임대시장이 계속 커질 가능성은 높지만, 가격 상승과 공급 과잉이 이어질 경우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올 들어 분양한 주요 오피스텔의 평균 청약 경쟁률이다. 10 대 1 정도는 너무 흔해 주목받지 못할 정도다. 대우건설이 지난달 분양한 ‘해운대 푸르지오 시티’의 일부 물량은 2043 대 1이라는 경이적인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피스텔 전성시대다. 푸대접을 받고 있는 아파트와 달리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이끄는 대표 상품의 지위를 굳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깃발만 꽂으면 분양에 문제가 없어 건설사마다 오피스텔 공급에 여념이 없다. 오피스텔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세차익 시대 가고 임대수익 시대 왔다
‘때를 잘 만났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로 꼽힌다. “시대가 오피스텔을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다. 2008년 미국의 4대 투자은행이던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몰아닥친 자산시장의 붕괴는 국내 부동산 시장에도 혹독한 빙하기를 안겼다. 영원할 것만 같던 아파트 불패신화가 마침내 저문 것이다. ‘시세차익’ 시대의 종언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다.
빈자리를 메우며 새롭게 등장한 가치는 ‘임대수익’이다. 부동산 운용수익이 절대 가치로 등장했다. 이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상품이 오피스텔이다. 최근 들어서는 1000실이 넘는 대규모 단지에 커뮤니티 시설, 조경 등을 설치하는 등 아파트를 닮은 오피스텔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오피스텔과 더불어 수익형 상품으로 쌍벽을 이루는 도시형 생활주택 분양 시장의 열기도 여전하다.
장기간의 저금리 기조는 운용수익에 대한 매력을 더욱 부각시키는 요인이다. 은행에 돈을 넣어두는 것보다 오피스텔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유리해서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 분석에 따르면 통상 강남권의 경우 4~5%, 도심권은 5~6%, 수도권은 6~7% 선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정부도 임대사업 활성화를 위해 오피스텔을 대상으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전용면적 60㎡ 이하 신규 분양 대상 오피스텔의 경우 취득세는 100%, 재산세는 50% 감면해준다.
○인구구조 변화…임차인 늘어
두 번째 큰 이유는 부동산 시장과 관련된 수요층의 변화를 들 수 있다. 1~2인 가구가 급격히 늘고 있는 데다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매매시장보다 임대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1~2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절반에 가까운 48.2%다.
1~2인 가구는 집을 사려 하지 않고 임대주택에 머무는 경향이 강하고, 고령층은 이 같은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안정된 월세를 선호하게 마련이다.
전후(戰後) 세대인 1955~1963년생을 일컫는 ‘베이비부머’들이 잇따라 은퇴하면서 임대시장 규모는 더욱 커지는 추세다. 줄잡아 700만명으로 추산되는 이들은 대거 임대시장에 뛰어들 태세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음식점 등 자영업 시장에 잘못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볼 수 있어 베이비부머들이 큰 노하우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월세형 부동산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임대시장이 커지는 것은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없기 때문에 나타난 측면이 강하다. 이는 또 경기 침체를 반영하는 단면이기도 하다. 청년실업과 경기 침체로 소득 증가가 멈추면서 주택을 구매할 능력이 떨어지는 이들이 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변화 때문이 아니라 집을 사지 못해 불가피하게 월세로 돌아선 수요가 상당하다는 얘기다. 나비에셋의 곽창석 대표는 “20~30대도 집을 가지고는 싶어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해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이 임대시장에 계속 머물면서 오피스텔 임대 수요층이 두터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 과잉·고분양가 주의해야
오피스텔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임대수익률에 대한 환상도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무턱대고 임대료를 올릴 수 없는 ‘가격 상한선’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적정 수익률을 기대하려면 초기 투자비용(매수금액)이 낮아야 한다. 문제는 오피스텔에 대한 청약 열풍으로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는 건설업체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오피스텔의 전용률은 통상 50% 안팎으로 아파트(70~80%)에 비해 훨씬 작다. 전용면적 대비 분양가는 이미 아파트를 앞지른 상태여서 완공 후 실제 임대수익률은 예상을 밑도는 곳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함 실장은 “브랜드나 입지 여건만 보고 청약하는 과열 양상이 나타나곤 한다”며 “실제 적정 가격인지 따져봐야 준공 무렵에 낭패를 보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오피스텔은 지난해 3만실에 이어 올해도 4만실 이상이 분양될 전망이다. 경쟁 상품인 도시형 생활주택은 매년 10만가구가량 쏟아지는 추세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주택 임대시장이 계속 커질 가능성은 높지만, 가격 상승과 공급 과잉이 이어질 경우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