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투자자 "팔고 보자"…개포, 두 달 새 1억원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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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모를 부동산 침체에 급매물이 80%
집값 떨어져 대출연장 못해…매수세 사라져 하락폭 확대
서초·송파 재건축도 비슷
집값 떨어져 대출연장 못해…매수세 사라져 하락폭 확대
서초·송파 재건축도 비슷
재건축 아파트들의 시세 하락은 장기적인 부동산 경기 하락세 탓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1만여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재건축 단지인 개포주공 아파트의 시세 급락에 따라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의 가격 하락세가 증폭될지 관심이 쏠린다.
○강남 재건축 단지…날개 없는 추락
서울 강남권의 다른 재건축 단지들은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았다. 다만 상반기 내내 반등 없이 꾸준히 내림세를 기록한 결과 평균 수천만원씩 가격이 하락했다.
10일 부동산 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는 올해 초 8억5000만원을 호가했지만 최근 7억9000만원 선에서 급매물이 나온다.
잠실주공5단지 113㎡ 역시 올해 초 10억500만원 정도에 시세가 형성됐지만 최근에는 9억원대에 급매물이 거래되고 있다. 5월30일에는 8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최근 개포주공 단지에서 시세 하락을 주도하는 급매물 등장의 원인으로는 주택담보 대출 문제가 꼽힌다. 주택경기가 활황이었던 2~3년 전 집을 살 때 받은 대출 만기가 돌아오고 있지만 은행이 대출 연장을 거부하고 있어서다.
P공인 관계자는 “당시에는 시세에 맞춰 받은 대출이 집값 하락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제한을 초과하는 아파트가 나타나고 있다”며 “은행의 독촉으로 울며 겨자 먹기로 집을 내놓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단지 인근의 B공인 대표는 “매물을 확인하려고 등기부 등본을 떼보면 대출이 심각하게 많은 물건이 대부분”이라며 “지금 새로 나오는 물건의 10개 중 8개가 급매물”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 외곽과 신도시 등에서는 집값이 급락해 LTV가 70~80% 수준으로 올라가거나 100%를 넘겨 경매에 부쳐진 ‘깡통 아파트’가 속출한데 이어 강남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소형아파트 확대로 ‘심리위축’ 가중
심리적인 요인도 단기적인 시세 하락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시세 하락의 주 원인으로는 서울시의 소형아파트 확대라는 악재가 꼽힌다.
최악의 주택시장 분위기에서 집값이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 판단한 오래된 집주인들도 집을 내놓는 추세다. 이들 중에는 은퇴자들도 많아 노후자금마련과 상속을 위해 집을 내놓기도 한다는 것. 이들은 지금 시세에 집을 팔아도 이미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실현하는 셈이라 낮은 가격에 개의치 않는다. B공인 관계자는 “이들은 분위기에 휩쓸려 싼 가격에 한 번 내놓기는 하지만 막상 계약을 맺으려고 하면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부동산 대출 상환요구에 따른 부작용에는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도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지금처럼 은행권의 대출 상환 요구가 늘어나면 부동산 가격이 연착륙에 실패하고 금융권으로 도미노처럼 위기가 번질 가능성도 있다”며 “제한적으로라도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강남 재건축 단지…날개 없는 추락
서울 강남권의 다른 재건축 단지들은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았다. 다만 상반기 내내 반등 없이 꾸준히 내림세를 기록한 결과 평균 수천만원씩 가격이 하락했다.
10일 부동산 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는 올해 초 8억5000만원을 호가했지만 최근 7억9000만원 선에서 급매물이 나온다.
잠실주공5단지 113㎡ 역시 올해 초 10억500만원 정도에 시세가 형성됐지만 최근에는 9억원대에 급매물이 거래되고 있다. 5월30일에는 8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최근 개포주공 단지에서 시세 하락을 주도하는 급매물 등장의 원인으로는 주택담보 대출 문제가 꼽힌다. 주택경기가 활황이었던 2~3년 전 집을 살 때 받은 대출 만기가 돌아오고 있지만 은행이 대출 연장을 거부하고 있어서다.
P공인 관계자는 “당시에는 시세에 맞춰 받은 대출이 집값 하락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제한을 초과하는 아파트가 나타나고 있다”며 “은행의 독촉으로 울며 겨자 먹기로 집을 내놓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단지 인근의 B공인 대표는 “매물을 확인하려고 등기부 등본을 떼보면 대출이 심각하게 많은 물건이 대부분”이라며 “지금 새로 나오는 물건의 10개 중 8개가 급매물”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 외곽과 신도시 등에서는 집값이 급락해 LTV가 70~80% 수준으로 올라가거나 100%를 넘겨 경매에 부쳐진 ‘깡통 아파트’가 속출한데 이어 강남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소형아파트 확대로 ‘심리위축’ 가중
심리적인 요인도 단기적인 시세 하락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시세 하락의 주 원인으로는 서울시의 소형아파트 확대라는 악재가 꼽힌다.
최악의 주택시장 분위기에서 집값이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 판단한 오래된 집주인들도 집을 내놓는 추세다. 이들 중에는 은퇴자들도 많아 노후자금마련과 상속을 위해 집을 내놓기도 한다는 것. 이들은 지금 시세에 집을 팔아도 이미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실현하는 셈이라 낮은 가격에 개의치 않는다. B공인 관계자는 “이들은 분위기에 휩쓸려 싼 가격에 한 번 내놓기는 하지만 막상 계약을 맺으려고 하면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부동산 대출 상환요구에 따른 부작용에는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도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지금처럼 은행권의 대출 상환 요구가 늘어나면 부동산 가격이 연착륙에 실패하고 금융권으로 도미노처럼 위기가 번질 가능성도 있다”며 “제한적으로라도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