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행복지수가 높지 않다고 한다. 사람마다 생김과 성격이 다른 것처럼 각자가 느끼는 행복도 모두 다른데, 이를 무시하고 천편일률적인 성공만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모두를 불행하다고 믿게 만들고 있다. 내가 무엇을 해야 행복한지, 나는 어떠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는 개인이 어찌 진정한 행복을 즐길 수 있겠는가?

이력서에는 취미와 특기를 기재하는 칸이 있다. 학력이나 경력에 비해 사소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필자가 이력서를 볼 때 가장 먼저, 그리고 유심히 보는 곳이다. 단순히 사전적인 의미만으로 취미라는 것은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해 하는 일’이며, 특기는 ‘남이 가지지 못한 특별한 기술이나 기능’을 말하지만, 실제로 이 부분들이 한 사람의 능력과 성격 태도 등을 가장 잘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취업을 준비하는 많은 젊은이들이 이력서에 자신의 취미와 특기, 그리고 인성에 대해 충분한 생각을 하지 않을 때가 많은 것 같아 참 안타깝다. 그리고 사실상 우리나라의 교육과 사회적 분위기가 과연 한 개인의 개성을 잘 파악해 취미를 즐기고, 특기를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주고 있는지에 생각이 옮겨가면 가슴이 참 답답해진다. 필자도 학교 다닐 때 내가 어떤 일에 즐거움을 느끼는지, 그리고 나에게는 남다른 어떤 재주가 있는지를 생각하고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거의 가져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건 지금 현재 대부분 젊은이들의 상황도 별반 달라진 것 없이 비슷해 보인다.

이렇듯 자신의 모습과 개성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지지 못한 대다수 사람들의 취미는 모두 ‘영화감상’이 되고 만다. 심지어 특기란에 등산이나 독서를 적는 해프닝도 자주 볼 수 있다. 7000m급의 산을 몇 개나 올라야 등산이 한 사람의 특기가 되는 것일까?

사실 취미와 특기라는 것은 부가적으로 존재하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사소한 작은 것이라도 자신을 성찰하고 그러한 개개인의 개성을 소중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남들의 그럴 듯한 취미와 특기로 자신의 이력서를 채우기 전에 나 자신의 특별함을 먼저 생각해 보자. 고민 끝에 나온 별다른 취미와 특기가 없다면, ‘없음’이라고 적는 것도 좋을 것이며, 혹은 ‘공부’라고 적을 수 있는 용기는 또한 어떤가?

특기를 직업으로 삼고, 취미로 여가 생활을 하는 삶이 가장 멋지다고 한다. 내가 남과 다르게 가진 능력으로 직업을 가져 성공을 하고, 그렇게 생긴 여유로 내가 행복해지는 일에 돈을 쓴다면 가장 바람직하고 성공한 삶일 것이다. 결국 이런 행복한 삶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것은 바로 자신의 취미와 특기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여러분의 취미와 특기는 무엇인가?

장준근 < 나노엔텍 사장 jkchang@digital-bi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