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1900선 회복이 증권주 회생의 신호탄이 될까.

그리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우려가 다소 잦아들면서 국내 증시와 함께 증권주들이 강세를 타고 있다.

증권가에선 증시 활성화와 함께 그동안 기를 펴지 못하던 증권주들도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8일 오전 11시25분 현재 유가증권시장 증권업종지수는 전날보다 47.36포인트(2.82%) 뛴 1725.82를 기록 중이다. 하루 만에 급반등해 전 업종 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업종 시가총액 1위인 삼성증권이 1350원(2.76%) 상승한 5만300원에 거래되며 지난 1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 5만원대 주가를 되찾았다. 대우증권(2.86%), 우리투자증권(2.75%), 현대증권(4.79%), 키움증권(1.52%), 미래에셋증권(4.83%) 등 주요 증권사들 주가가 줄줄이 오름세다.

유가증권시장 증권업종지수는 이달 들어 1.59% 하락,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0.79%)에 못 미치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최근 유럽 재정위기 고조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여파로 증시 거래대금 규모가 감소,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비중이 큰 증권업종 실적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3월 7조원대(7조6189억원)를 기록하던 유가 및 코스닥시장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4월 6조원대로 떨어진 후 이달 들어 5조원대(5조8553억원)로 가라앉은 상태다.

아울러 지난 18대 국회에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가 무산된 점 역시 주가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이 같은 부정적인 요인들이 점차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반영하면 저평가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박은준 신영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으로 증시가 하락하지 않는다면 현재 거래대금 회전률 수준은 2000년 이후 최하단"이라며 "시황이 개선되면서 거래대금이 추가적으로 늘어날 전망이고 자본시장법 개정이 통과되면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 요인도 성장성 확충 가능성이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 역시 "여전히 풍부한 글로벌 및 국내 유동성을 바탕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 증권업은 올해 다시 한 번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업종 최선호주로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을 꼽았다.

지난해 유럽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부양정책을 펼쳤고, 이후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에 따른 모멘텀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키움증권은 온라인 브로커리지 점유율 1위를 바탕으로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시장에서도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김 연구원은 전망했다. 특히 키움증권이 MTS에 지난해부터 HTS와 동일한 수수료(0.015%)를 적용했지만 점유율 1위(지난 4월 기준 30%)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광고 및 마케팅 비용 등 판관비 절감과 적자를 내던 홍콩법인 구조조정 등 기저효과로 1000억원가량의 수익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그리스 2차 총선 결과, 그리시트란 최악의 상황을 맞지 않을 것이란 기대로 장중 1900선을 회복했다. '구제금융 조건' 이행을 공약한 신민당이 그리스의 1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현재 코스피지수는 39.63포인트(2.13%) 상승한 1897.79를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